양현종이 대체 선발 1순위를 넘어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 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대투수'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발투수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인 우완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29)가 손가락 통증을 숨기고 등판을 강행하다 결국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다. '대체 선발 1순위' 양현종에게 기회의 문이 열렸다. 
 
텍사스 구단은 10일(이하 한국 시각) "투수 아리하라를 오른쪽 중지 타박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등재했다. 대신 트리플A 라운드록에서 외야수 엘리 화이트를 불러올렸다"고 밝혔다. 아리하라는 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하며 이른 시기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앞서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등판을 며칠 앞두고 같은 손가락 부상을 이유로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바 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리하라가 손가락 부상을 안고 투구했다. 우리가 지난 오픈시즌 계약할 당시 봤던 아리하라와 전혀 다른 투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리하라의 손가락 부상은 시즌 개막 후 2~3주가 지나면서 본격화해 최근 피로 누적이 심화하면서 최악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MLB닷컴은 "시즌 개막 초와 비교해 아리하라의 제구력과 몸 상태는 지난 3차례 선발등판에서 매우 안 좋았다"면서 "4월 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5.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이후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8.1이닝 동안 16실점을 해 평균자책점 17.28을 마크 중이다"고 분석했다. 
 
아리하라 복귀를 바라보는 우드워드 감독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그는 "제구력만 보더라도 빅리그에서 던질 수준이 아니다. 분명히 손가락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뭐가 잘못된 것인지 분명해졌다. 아리하라가 완전히 건강해지길 바란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길지 않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아리하라는 일단 19일까지 실전에 나설 수 없다. 아리하라의 빈자리를 대체할 선발로 양현종이 가장 유력하다.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한 양현종은 6일 미네소타전에서 빅리그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3.1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을 8탈삼진을 기록했다. 코리안 빅리거 데뷔전 통산 최다 탈삼진을 마크했다. 앞서 두 차례 구원 등판에서도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쳐 보이며 메이저리그 선발 가능성을 밝혔다. 
 

일본인 투수 아리하라가 손가락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을 대체 선발 1순위로 점찍고 있다. MLB닷컴은 "우드워드 감독은 아직 선발 로테이션과 관련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서도 "불펜을 지키고 있는 양현종 또는 콜비 알라드가 임시 선발을 맡을 수 있고,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됐다가 최근 말소된 웨스 벤자민을 불러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텍사스 현지 언론은 보다 적극적으로 양현종의 선발 콜업을 주장했다. 10일 '댈러스 모닝뉴스'는 "누가 봐도 대체 선발 1순위는 양현종이다"고 어조를 높였다. 그러면서 "양현종은 올 시즌 텍사스에서 던진 3경기에서 12이닝 동안 3실만 하고 뛰어난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양현종은 등판한 3경기에서 12이닝을 책임지면서 평균자책점 2.25를 마크 중이다. 반면 대체 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좌완 알라드는 7경기에서 15.1이닝을 소화하면서 14피안타, 1볼넷, 19탈삼진,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긴 이닝을 책임지기에는 양현종이 더 적합한 게 사실이다. 로테이션상 아리하라가 선발로 등판할 경기는 1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경기다. 양현종이 휴스턴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지 주목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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