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지난 2019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박성현(28)이 올 시즌에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성현은 올 시즌 현재까지 7차례 대회에 나서 컷 탈락 4회, 공동 57위 2회, 공동 34위 1회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1~2년 전 세계 여자골프계를 호령했던 선수의 성적표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상금 순위는 112위(1만6999달러)까지 떨어졌고 세계랭킹 역시 20위까지 추락했다. 20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장하나(19위)보다 낮은 순위다. LPGA 투어가 KLPGA 투어보다 세계랭킹 가산점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박성현의 부진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박성현은 한국 선수 중 고진영(1위), 박인비(2위), 김세영(3위), 김효주(7위), 유소연(15위), 이정은(18위), 장하나에 이어 8번째로 세계랭킹이 높다. 올해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는 6월 말 세계랭킹 기준으로 15위 이내 한국 선수 상위 4명이 출전할 수 있다. 고진영과 박인비, 김세영, 김효주가 올림픽 출전 굳히기에 들어간 상태라 박성현의 출전은 사실상 좌절됐다.

박성현의 부진 원인은 복합적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훈련 수행과 대회 출전이 어려웠다. 정상 컨디션으로 나서지 못한 실전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심리적으로도 압박을 받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된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기록을 보면 장기인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를 비롯해 방향성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57.15야드(약 235.14미터)로 260.77야드(238.48미터)를 친 지난해나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2019년(275.55야드, 약 251.96미터)에 비해 크게 밀린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4.29%(141위), 그린적중률은 59.44%(145위)에 그치고 있다. 그의 2019년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적중률은 각각 70.42%(97위), 75.53%(7위)다.

박성현은 지난달 27일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을 앞두고 LPGA 투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어깨 부상 때문에 경기를 많이 쉬었고,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한 상태라 스윙이 망가졌다. 부상을 당하고 본격적으로 재활을 시작하면서 연습을 3개월 정도 쉬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제가 하고 싶은 연습도 마음대로 못하고, 어깨만 중점적으로 운동하다 보니 그 시간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박성현의 어깨 상태는 다행히 호전돼 지금은 통증이 없는 상태다. 다만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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