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소통경영, 조기 흑자전환 이끌었다
[칼럼]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소통경영, 조기 흑자전환 이끌었다
  • 송진현 기자
  • 승인 2016.11.10 13:50
  • 수정 2016-11-10 17:27
  • 댓글 0

▲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송진현] 불과 수개월 전 해운과 조선업 구조조정의 덫에 걸려 크게 휘청댔던 농협은행이 빠르게 경영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올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결산 결과 700여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3분기까지 618억원의 누적적자에서 드디어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농협은행의 이같은 경영성과는 금융권에서도 놀랄 만큼 높이 평가되고 있다. 농협은행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을 감안할 때 이 정도로 신속하게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반응들이다.

농협은행은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와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지난 6월말 1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4년 전 농협금융지주 산하의 자회사로 농협은행이 새롭게 출범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순간이었다.

충당금 적립으로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에 3,290억원의 적자를 냈다. 농협중앙회 시절까지 포함해 첫 적자여서 그만큼 은행 내부적으로는 물론 외부에서도 쇼킹하게 받아들였던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농협은행이 정상화되기까지에는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농협은행은 사실상 빅배스(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 수준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4000억원 규모의 추가 충담금까지 감안해 올해 1100억원 수준의 적자를 예상했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이같은 예상을 깨고 깜짝 흑자전환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농협은행은 올 연말까지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협은행의 빠른 위기 극복에는 무엇보다 이경섭 행장(58)의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올해 1월 농협은행장에 취임한 이 행장은 ‘소통의 달인’이라고 할 정도로 취임 후 직원들과 스킨십을 자주 했다. 이 행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과감히 받아들여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이 행장은 농협은행이 대내외 악재로 크게 흔들리자 지난 6월1일 위기극복을 위해 직원들에게 친필 편지를 썼다. 은행장으로선 흔치 않은 행보였다.

이 행장은 편지를 통해 “예상보다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돼 상반기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손실규모가 확정되면 진솔하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과 함께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의 말도 건넸다. 이 행장은 편지에서 “현직 은행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일선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께 정말 미안한 마음”이라고 썼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힘을 모을 때다. 서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자”고 위기극복을 위해 배가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행장의 진심을 다한 위기극복 의지는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농협은행 건물의 일부 엘리베이터 운행을 멈출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고, 영업현장에 뛰어든 직원들의 눈빛에선 광채가 날 정도로 농협은행은 살아 움직이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일각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 행장은 “외양간을 고쳐 소를 다시 오게 만들자”고도 호소했다.

1조원이 넘게 충당금을 쌓은 뒤 경영위기 극복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한 이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농협의 기본은 ‘농업’과 ‘농심’이고 신뢰받는 농협과 범농협 수익센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논리였다.

구체적으로 농협은행의 강점인 소매금융과 공공금융, 농식품금융에 포커스를 맞추고 위기를 극복하자는 모토이기도 했다. 세부적 전략으로는 우선 소매금융 분야에선 구걸영업이 아닌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판매하자고 했다. 이 행장은 공공금융 분야에선 핀테크를 이용한 지자체 락인(스마트고지서 등)을, 농식품금융에선 농식품기업 전문은행으로서 종합적 지원을 통해 우량 농식품 기업의 육성을 전략적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에 부실여신의 재발방지를 위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우리 자산 바로 알고 건전성 제고하자’는 캠페인도 벌였다. 아울러 NH금융 통합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 출시, NH앱캐시 출시, 인도 뉴델리사무소 개소, 해외현지 법인 1호 농협파이낸스 미얀마 승인, 베트남 하노이지점 연내 전환 등 핀테크 활성화와 신글로벌 전략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한 기반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경섭 행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위기극복에 매진한 결과 농협은행은 10월말을 기해 대망의 흑자전환을 조기에 달성한 것이다.

이경섭 행장은 11월1일 다시 전 직원들에게 손 편지를 썼다. “전적으로 직원 모두가 힘을 모아 열심히 해주신 덕분”이라고 흑자전환 비결을 밝힌 이 행장은 “흑자전환이 중간목표였다면 범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을 해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다시 한 번 임직원들에게 운동화 끈을 졸라매고 뛰어줄 것을 당부했다.

농협 안팎에선 이경섭 행장이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한 신뢰를 보내고, 낮은 자세의 겸손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 큰 틀에서 ‘깜짝 흑자전환’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은 물론이고 일반 기업에서도 CEO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게 벌이진다. 소통이 중요한 이 시대에 이 행장이 그걸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농협은행을 4개월만에 ‘암흑천지’에서 구해낸 이경섭 행장이 다음에는 임직원들과 함께 어떤 결실을 이끌어 낼 것인지 국내 금융권이 벌써부터 주시하고 있다.

이경섭 행장은 지난 2006년 농협중앙회 수신부 개인금융단장,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상무, 2014년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친 정통 ‘농협 맨’이다. <한국스포츠경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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