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김태술(왼쪽)-전자랜드 박찬희. /사진=KBL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가드는 팬들을 즐겁게 하고, 센터는 감독을 웃게 한다’는 농구 격언이 있다. 가드는 화려한 기술로 볼 거리를 제공하고, 센터는 성적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실제 서장훈(44ㆍ은퇴)이나 김주성(37ㆍ원주 동부) 등 특급 센터들을 보유한 팀들은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가드 전성시대가 열렸다. 10일 현재 공동 선두에 오른 서울 삼성과 고양 오리온은 똑똑한 가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은 이번 시즌 전주 KCC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태술(32)의 부활이 반갑기만 하다.

1966년생 강동희(은퇴)를 시작으로 1972년생 이상민(삼성 감독)-1978년생 김승현(은퇴)을 잇는 한국 농구의 정통 포인트가드 6년 주기설의 마지막 주자 김태술은 지난 2년간 KCC에서 부진했지만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뒤 예전 기량을 회복했다. 김태술의 안정적인 경기 조율과 동료들을 살려주는 어시스트는 삼성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 시즌 평균 성적은 10.3점 5.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의 4.5점 3.7어시스트보다 월등한 성적이다. 김태술은 “예전 좋았을 때의 감각이 깨어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은 우승 주역 포인트가드 조 잭슨(24)이 팀을 떠났지만 새로 온 오데리언 바셋(30)이 기대 이상으로 팀에 빠르게 녹아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바셋은 잭슨보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동료의 기회를 먼저 살필 줄 알고, 더 노련한 플레이를 한다. 오리온의 간판 빅맨 이승현(24)은 “지난 시즌에 비해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이 더 잘 맞는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라는 굴욕을 겪었던 인천 전자랜드 또한 국가대표 출신 가드 박찬희(29) 영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전자랜드는 가드 포지션이 약점으로 꼽혔지만 박찬희가 오면서 바로 해결됐다. 박찬희가 경기 조율을 책임지자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오갔던 김지완(26)이 슈팅가드에 전념하면서 슛 감각도 살아나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김지완은 9일 서울 SK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16점을 터뜨렸다.

반면 하위권에 처진 우승 후보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는 야전사령관 부재로 힘겨워하고 있다. KCC는 전태풍(36)이 팔꿈치 부상 때문에 이달 들어 코트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시즌 개막에 앞서 팔꿈치를 다친 양동근도 당분간 출전이 어렵다. 모비스 전력의 50%라고 평가 받는 양동근(34)이 지난달 시즌 개막전에서 왼쪽 손목을 다쳐 12월 말까지 출전하기 어렵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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