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호주·독일·EU 등 회담…보건세션 참석해 '개도국 백신지원 2억달러' 계획 밝혀 
13일부터 오스트리아·스페인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미래산업 등 협력 논의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기후 위기 대응·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과 관련 전방위 정상외교를 펼쳤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둔 백신·안보 분야 성과를 유럽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 韓-호주 정상회담…경제협력 지평 넓히고 '포괄적 동반자'로 격상 

지난 11일 G7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영국 콘월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튿날인 12일부터 G7 정상회의 공식 일정에 참여해 하루 동안 3차례 양자회담을 소화하는 등 숨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상대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였다. 양 정상의 대화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부터 10시 47분까지 이어졌다. 당초 회담 시간(30분) 보다 17분 넘게 대화가 이어졌다. 

모리슨 총리는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것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적극 동의를 표했다. 아울러 모리슨 총리는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을 호주에 초청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모리슨 총리가 이번 G7 정상회담에서 초청한 해외 정상은 문 대통령 외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일하다. 

또한 양 정상은 한국과 호주가 G7 정상회의에 함께 초청받은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다양한 글로벌 현안에 있어 양국의 역할에 대한 G7 국가들의 높은 기대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회담에 G7 국가를 제외하고 초청 받은 국가는 한국과 호주·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이다. 이 중 한국과 호주는 미국 주도로 G7이 확대될 경우 우선 후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G7만으로는 전 세계 주요 현안을 다루는 데 부족하다며 한국·호주·인도·러시아 등 4개국을 초청해 함께 의논하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관해서도 호주 정부의 지속적 지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모리슨 총리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지지한다"며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해 왔는지 잘 알고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 韓-독일 정상회담…코로나19 대응·기후변화·동북아 정세 등 폭넓게 논의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2시 45분부터 23분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회담이었지만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은 양국의 코로나19 대응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회담을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는 "한국 국민들의 노력과 문 대통령의 지도력으로 한국 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지금까지 많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강력한 지도력으로 국내외적인 문제를 해결해 온 것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전 세계 백신공급 문제와 관련해 "백신 개발 선도국인 독일과 백신 생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 보유 백신 회사들과도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도 한미정상회담서 대북 관계 논의 결과를 공유하며 우리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이번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가능한 협력과 지원을 계속하겠다"며 일관된 지지를 표명했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 및 보건 역량 강화 방안을 다룰 확대회의 1세션에서 각국 정상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 연합뉴스

◇ 韓-EU 정상회담…코로나 극복·기후변화 협력·양자 교역 등 의견 교환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8분부터 27분간 샤를 미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EU 정상들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높이 평가하며 올해 P4G 서울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EU의 P4G 정상회담 참가에 사의를 표하고 "한국과 EU는 상호 호혜적 협력을 이룰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EU 정상들이 '보건'을 의제로 열린 확대정상회의 세션1 논의가 좋았다고 평가하자 "이제는 방역을 넘어 백신 접종 확대가 중요하고, 개도국에 대한 원활하고 공평한 공급 확대 필요하다"며 "백신 개발에 대한 유럽의 선도적 능력과 한국의 우수한 생산 능력이 결합해 백신 생산 거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EU는 저탄소경제·재생에너지에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수소차·전기차·에너지 저장장치(ESS)·배터리·수소경제 분야가 강점인 만큼 한국과 EU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향후 긴밀한 협력을 제안했다. 

◇ 文, 개도국 백신공급 위해 2억달러 지원…"한국 '글로벌 백신허브' 역할 수행" 

이날 G7 정상회의 '보건'세션에서는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해 백신 생산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한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을 위해 백신 공급의 조속한 확대가 가장 필요한 단기처방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개발도상국 백신 지원을 위해 코백스 선구매공약매커니즘(AMC)에 올해 1억 달러를 공여하고, 내년 1억 달러 상당의 현금이나 현물을 추가로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전 세계 수요에 못 미치고 있는 백신의 공급 확대를 위해 "한국이 보유한 대량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을 기반으로 이러한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미국 외 G7 국가들과도 백신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확대정상회의 1세션에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파스칼 소리오 CEO(최고경영책임자)와도 27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하반기 공급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소리오 CEO는 "한국이 최우선적인 협력 파트너인 점을 감안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호텔 앞 해변에 마련된 만찬장에서 에어쇼를 기다리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미정상회담 이후 23일 만에 바이든과 재회…日스가 총리와는 가볍게 인사

문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담장에서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정상회담 이후 23일 만에 바이든 대통령과 재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 될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넸고,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확대정상회의 1세션이 개최되기 전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도 조우하고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양 정상의 직접 대면은 이번이 처음이다. 

◇ G7 정상회의 참석 이어 오스트리아·스페인 국빈방문 

문 대통령은 13일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끝으로 G7 정상외교를 마무리하고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오스트리아 첫 방문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15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을 국빈방문해 펠리페6세 국왕과 산체스 총리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협력 증진·안정적 통상환경 조성을 위한 세관 분야 협력 강화·친환경 미래 산업과 경제 분야 협력 다변화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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