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당기를 흔드는 모습이다. / 국민의힘 

[한스경제=우승준 기자] ‘이준석 체제’로 돌입한 국민의힘은 첫 시험대로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의 정치적 최대 목적인 ‘정권교체’를 진행하려면 야권 통합이 절실하다는 지지층의 공감대가 팽창한 것이다. 

우선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도 야권 통합이 정권교체를 이룰 지름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당대표 선출 직후 기자회견 때 “안철수 대표와 합당 문제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하겠다”며 “가장 먼저 공개 소통할 사람은 안 대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곧장 안 대표와의 만남을 실행으로 옮기기도 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안 대표에게 상계동 명소로 알려진 ‘마들카페’에서 오는 15일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만남을 위해 예약을 마친 것으로도 전해졌다. 

◆ ‘안철수와의 합당’ 위해 ‘주호영’ 카드 꺼낸 李

이 대표는 안 대표와의 합당을 위해 당내 경쟁자였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시절 안 대표와 긴밀히 소통하며 합당 논의를 이어온 당사자였다. 비록 그는 원내대표직 임기를 마치면서 합당을 매듭짓지 못했으나, 6·11 전당대회 때 당권에 출마하면서 합당 및 관리형 당대표임을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대표 선출 직후 기자회견 당시 “합당이라는 중차대한 과업 수행을 주 의원에게 맡아 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며 “합당이라는 중차대한 과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주 의원이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 제안에 앞서 주 의원은 지난 11일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새 지도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한다”며 “대선승리,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향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저 역시 이제 다시 한 사람의 당원으로 돌아와 대선승리,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安, 이준석 체제에 “역동적 정치 에너지 살려달라” 당부

이 대표의 발 빠른 행보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심을 끌었던 제1야당 전당대회가 끝났다”며 “많은 분들이 다양한 원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성 정치의 틀과 내용을 바꾸라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변화의 요구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 됐다”며 “변화의 시작은 제1야당에서 시작됐지만 변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할 책임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정치권 전체가 비전과 혁신 경쟁에 나섬으로써 이번에 분출된 역동적 정치 에너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지난 7일에도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한 합당의 진정성과 합리적 원칙을 갖고 임한다면 합당은 문제없이 순조롭게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의 합당 전 이른바 ‘지분 확보’ 논란이 제기됐던 75곳의 지역위원장 모집을 보류하기도 했다.

◆ ‘李-安 과거 악연’도 재조명

한편 이 대표와 안 대표간 악연도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문제로 다시 조명되고 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 2017년쯤 시작됐다. 당시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에 함께 몸 담았다. 바른미래당은 이 대표가 몸담았던 바른정당과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 합당해 만들어진 당이었다. 

한솥밥을 먹던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6월 재보궐선거 때 서울 노원병 지역구 공천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공천을 신청하자 안 대표 측이 반발하며 공천이 미뤄진 것이다. 결국 이 대표는 공천을 받지 못했고 “(공천 불발에 대해) 안 대표의 태클”이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노원병 지역구에서 두 사람은 맞붙은 전적이 있다. 당시 두 사람의 대결에선 안 대표가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이 대표는 31.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52.3%의 득표율을 기록한 안 대표에게 완패했다.

◆ 국민의힘 지도부에 팽창 중인 ‘합당’ 공감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직에 선출된 배현진 신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선출 직후 수락연설 때 “대선 승리를 위해 당 안팎의 모든 잠재적 대권주자를 국민의힘으로 영입하는 작업에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배 최고위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잠재적 대권주자들을 모셔오는 작업을 곧장 열심히 가동해서 국민들이 환호하는 멋진 대선후보 경선전을 만드는데 밀알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배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공약으로 복당·합당·입당의 '3당 지략'을 제시했다. 당 안팎의 대권주자들을 국민의힘으로 복당·합당·입당시켜, 모든 대권주자들을 국민의힘이란 플랫폼에서 경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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