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향후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
14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핀테크에 맞서 플랫폼을 확장하며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11일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라인뱅크'를 출시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국민의 생활 전반에 자리한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핀테크에 맞서 플랫폼을 확장하며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금융시장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은 자체 플랫폼을 출시하거나 동종·이종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플랫폼 점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빅테크와 협력을 통해 금융권 최초로 해외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구축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11일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LINE Bank(이하 라인뱅크)'를 출시했다. 라인뱅크는 국내은행이 빅테크기업과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첫 번째 사례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 ▲정기예금 ▲직불카드 ▲무카드 출금 ▲공과금 납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앞서 하나은행은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 플랫폼 '원더카 직거래' 서비스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동호회 등 중고차 직거래 장터에서 이뤄지는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에 대해 신뢰성과 편의성을 더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로, 은행권 최초로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에 대해 오토금융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고객 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비금융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 하기 위한 ‘O2O 추진단’을 신설했다. O2O는 'Online to Offline'의 약자로 생활밀착형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을 말한다. 

은행 고객에 한정된 접속자 수와 금융거래를 위한 접속 목적 등 은행 앱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은행이 직접 플랫폼을 운영해 금융-비금융 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O2O 추진단'은 인력, 예산, 시스템, 인프라 등이 완벽히 분리된 CIB(Company in Bank)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첫 번째 과제로 지난 2020년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인가 받은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구축을 전담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으로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 받았으며 4월에는 인성데이타와 배달플랫폼 운영 및 상생발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12월 론칭을 목표로 플랫폼 수수료를 낮추는 등 특화된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우리은행은 3700만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플랫폼 확장을 나섰다. 

카카오페이와 '디지털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Open API 연동을 통한 비대면 대출 신청 ▲고객 맞춤 디지털 금융상품 및 서비스 공동 개발 ▲비대면 대출 모집 서비스를 위한 관련업무 위수탁 ▲금융·플랫폼 융합 서비스 개발 및 협업 확대 ▲양사의 신규고객 유치 등 협력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고객 중심의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3700만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플랫폼 확장을 나섰다. /우리은행 제공

아울러, 우리금융그룹은 자회사인 우리은행,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플랫폼 기업 주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는 물론, 개정안 입법 추진중인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에 구축되는 플랫폼은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타 금융사 고객까지 이용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온·오프라인 결제 편의성을 제공해 고객과 접점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국민의 최대 재테크 수단으로 꼽히는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새로운 부동산 정보 플랫폼 '리브부동산'은 ▲KB시세·실거래가·매물가격·공시가격·AI예측시세·빌라시세 등 부동산 가격정보 ▲끊김 없이 부드럽게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꿀지도 ▲유튜브·구글·네이버·다음의 단지 검색 결과를 한 번에 모은 꿀단지 ▲KB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을 찾아 보여주는 꿀매물 ▲부동산 전문가의 독점 콘텐츠를 담은 꿀정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플랫폼을 통해 기존 금융분야와 더불어 비금융 등 고객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는 내놓은 이유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갈수록 막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의 플랫폼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며 향후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기존 은행권은 금융에 기본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빅테크는 전통 금융권이 취약할 수 없는 생활전반에 다양한 고객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국민이 사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포털·메신저 플랫폼과 비교하면 금융사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각종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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