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람이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PGA 투어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욘 람(27ㆍ스페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약 1주일 만에 메이저 왕좌에 올랐다.

람은 21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1ㆍ7676야드)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제121회 US오픈(총상금 12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그는 2위인 남아공의 루이 우스트히즌(5언더파 279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정상에 우뚝 섰다. 우승 상금은 225만 달러(약 25억5000만 원)다.

람은 지난해 8월 BMW 챔피언십 이후 10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6승째를 수확했다. 스페인 선수로는 최초로 US오픈 우승을 거머쥐었다. 스페인 선수가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17년 세르히오 가르시아(41)가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이후 람이 4년 2개월 만이다. 람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기존 3위에서 1위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7월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람은 그해 8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다시 1위에 복귀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한 뒤 곧바로 일궈낸 우승이라 더욱 값지다. 람은 이달 초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3라운드까지 6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려 우승 가능성이 컸지만, 라운드 직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기권 처리되는 아픔을 맛봤다. 당시 람은 "실망스럽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 중 하나다"라며 "가능한 한 빨리 골프 코스로 돌아가길 기대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13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람은 다시 메이저대회 US오픈에 출전하게 됐다.

욘 람. /PGA 투어 페이스북

지난 4월 첫 아들을 얻고 아버지가 된 람은 미국 아버지의 날인 현지 날짜 20일에 메이저 우승을 거둬 기쁨이 배가 됐다. 치열한 접전 끝에 거둔 역전 우승이었다. 선두 그룹에 3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그는 17번홀(파4) 버디로 우스트히즌(39)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어 18번홀(파5)에서도 1타를 더 줄이며 단독 선두로 먼저 홀아웃했다. 람이 마지막 2개 홀에서 2타를 줄인 반면, 우스트히즌은 보기 1개와 버디 1개를 엮어 1타도 줄이지 못하면서 승부는 결국 람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우스트히즌은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만 6차례 해 아쉬움이 남았다. 올해는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대회 2번째 준우승이다.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부진했다. 임성재(23)는 최종합계 5오버파 289타로 공동 35위, 김시우(26)는 6오버파 290타로 공동 40위에 포진했다. 앞서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사상 최초의 50대 우승자가 된 필 미켈슨(51ㆍ미국)은 합계 11오버파 295타 공동 62위에 그쳤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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