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오른쪽). /대한농구협회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세대교체 희망을 본 남자 농구대표팀이 25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조상현(45)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6차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77-82로 패했다.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아시아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난적 필리핀에만 2번 지며 2승 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세대교체에 청신호를 켰다. 이현중(21ㆍ미국 데이비슨대), 하윤기(22ㆍ고려대), 여준석(19ㆍ용산고) 등 한국 농구의 기대주들이 이번 대회서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에서 활약하는 특급 유망주 이현중은 3경기서 평균 18.6점, 7.3리바운드를 올리며 맹활약했다. 대표팀 데뷔전이던 필리핀과 3차전에서 3점슛 성공률 75%, 15득점 4리바운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인도네시아전(21득점 9리바운드), 태국전(20득점 9리바운드)에선 더블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대표팀 막내 여준석과 빅맨 하윤기도 태국전에서 각각 23점 6리바운드, 34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조 감독은 "이현중, 하윤기 등 어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 게 수확이다"며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올림픽 예선전에서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게 운영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이제 올림픽 예선 모드로 전환했다. 21일 리투아니아로 이동해 7월 1일 시작하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한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5년 만에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리투아니아, 베네수엘라와 풀리그를 벌여 2위 안에 들면 4강에 진출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위로 평가 받는 리투아니아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1승 이상을 올려야 한다. 리투아니아에는 도만타스 사보니스(25ㆍ인디애나 페이서스), 요나스 발란슈나스(29ㆍ멤피스) 등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이 포진한다. 

반대편 조의 폴란드, 슬로베니아, 앙골라까지 함께 치르는 4강 토너먼트에서 우승해야 올림픽에 나간다. 이번 최종예선에 출전하는 국가 중 한국(세계랭킹 30위)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나라는 앙골라(33위)뿐이다. 각국의 전력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조상현호의 '바늘구멍 뚫기'가 시작됐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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