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헤알화 약세로 커피·설탕 값 계속 떨어질 것"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브라질이 최대 생산국인 커피와 설탕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달러에 대한 헤알화 가치가 올해 들어 약 20% 하락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브라질 성장 둔화와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부패 추문, 그리고 조아킴 레비 재무장관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정책을 사석에서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 것 등이 헤알화 약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레비는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사적으로 만난 시카고대 동문에게 "대통령의 진의는 이해하지만, 때론 정책 수단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은 것으로 브라질 신문이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가고 나서 헤알·달러 환율은 3.31까지 치솟았다.

 

그만큼 헤알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호세프가 기자들과 만나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면서 "정책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고 나서 헤알화 가치가 소폭 반등해 환율은 30일 오후 3.2164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달러에 대한 헤알화 분기 하락폭은 지난 1분기 2002년 이후 가장 컸다고 블룸버그가 분석했다.

 

헤알화 가치는 지난해 3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브라질의 신용 등급을 투기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BBB-로 강등하면서, 지난해에만 11% 하락했다.

 

무디스도 성장 둔화와 재정 위기를 경고하면서 지난해 9월 이 나라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환율 동요 전망을 보여주는 헤알화 내재 변동성 옵션 1주일 물도 30일 25% 증가해,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컸다.

 

FT는 헤알화 약세로 커피 원두와 원당 가격 하락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는 "브라질의 거시경제 여건과 정치적 불안 등을 고려할 때 헤알화 약세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이 최대 산지인 커피 원두 고급 품종 아라비카는 올해 들어 가격이 달러 기준으로 16% 하락해, 30일 파운드당 1.40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헤알화 기준으로 3.4% 가격이 뛰었다고 FT는 전했다 .

 

국제커피기구(ICO)에 의하면 세계 커피 원두 수출은 지난해 기록적인 1억1천170만 백(포대)으로, 브라질이 이 가운데 15% 증가한 3천630만 백을 차지했다.

 

FT는 헤알화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따라서 커피 원두 값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당 가격 약세도 이어질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이미 가격이 달러 기준으로 올해 들어 약 17% 하락해 파운드 당 6년 사이 가장 낮은 12.10센트로 주저앉았다고 FT는 전했다 .

 

반면, 헤알화 기준으로는 올해 들어 2% 증가한 것으로 비교됐다.

 

연율로는 가격 하락세가 더 완연해, 달러 기준으로 한해 전보다 32% 주저앉았다. 헤알화 기준으로는 하락폭이 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브라질의 공급 비중이 큰 콩과 철광석 역시 같은 추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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