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50부작 대장정을 무사히 마쳤다. 선배 여배우 이영애, 한지민, 한효주와 비교돼 부담감도 컸다. 연기력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진세연은 흔들리지 않았다.종영드라마 ‘옥중화’를 통해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단다. 진세연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보였다.
 
-드디어 50부작이 끝났다.
“50부작이 끝나면 어떤 기분일까 정말 궁금했다. 시원섭섭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아쉬웠고 서운한 마음이 컸다. 정말 눈물이 많이 났다. 50부작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다.”
 
-‘대장금’ 이영애, ‘동이’ 한효주와 비교됐다.
“어느 정도 해야 사람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2달 정도 연습을 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이병훈 감독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지금 만큼만 하면 시청자들이 좋게 봐줄 거라고 했다. ‘대장금’ ‘동이’ 여자 캐릭터와 옥녀는 분명 다른 점이 많았다. 액션신도 있었고 더 강인한 성격이었다. 방송 시작되면서 비교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액션이 어렵지는 않았나.
“맨 몸으로 하는 액션은 자신 있었다. 검술은 칼이 너무 무거워서 힘이 달렸다. 그냥 촬영하면서 밤을 새는 것과 액션신을 찍으면서 밤새는 건 차원이 달랐다. 촬영 전 승마를 배웠는데 옥녀가 말 타는 장면은 안 나와서 아쉬웠다.”
 
-‘내가 왜 출연하지 않으면 안 되나’라며 이병훈 감독을 설득했다고.
“감독님이 종방연 때도 그 얘기 해줬다. 첫 미팅에서 사극 머리가 잘 어울릴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내 이마가 생각보다 괜찮다고 했다. 액션신이 많다고 걱정하길래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고 했다. 뭐든지 물으면 자신 있게 답해서 인상에 많이 남았다고 하더라.”
 
-‘사극 대가’ 이병훈 감독과 작업은 어땠나.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다.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현장에서 배우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줬다. 감정신을 찍을 때 배우가 부담감 안 가지도록 최대한 배려해주고 이끌어 줬다.”
 
-사극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처음부터 양반 말투를 썼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 초반에는 천민이어서 어려운 말투가 별로 없었다. 소격서 도려를 뽑을 때 대본에 어려운 단어가 많았다. 계속 쓰고 반복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초ㆍ중반에 NG를 안 냈더니 선배들이 칭찬해서 더 부담됐다. 세트 촬영만 들어가면 잠도 안 자고 대사를 정말 열심히 외웠다.”
 
-쇼리가 촬영 내내 힘든 내색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칭찬했다.
“체력적으로 당연히 힘들었다. 현장에 가면 스텝들이 ‘옥녀다!’ 하고 다들 반겨 줬다. 웃음이 안 날 수가 없다. 덕분에 힘이 났던 것 같다. 선배들은 내가 분위기 메이커라고 하는데 이봉원 선배와 쇼리 오빠가 정말 재미있다.”

-신내림 연기가 화제였다.
“리딩 때 진지하게 했는데 감독님이‘어휴~ 그거 아니야’라고 했다. 하루만 더 시간이 있으면 연구를 했을 텐데 한 시간 뒤 바로 촬영이었다. 다행인 건 옥녀가 신내림 받은 게 아니라 받은 척 하고 상대방을 속이는 거였다. 너무 진지하게 안 해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보고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운표 선배가 팁을 줘서 연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진짜 철판 깔고 했다.”
 
-캡처가 많이 떠돌아 다닌다.
“아… 정말 많이 돌아다니더라. 신내림 연기는 언제 봐도 부끄럽다. 그 때 술상을 받아야 해서 한복을 입고 좀 꾸몄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정말 못 봐줬을 거다.”
 
-고수, 서하준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다. 고수 선배가 먼저 다가와줘서 감사했다. 나도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노력했다. 서하준은 상대 배우한테 뭐든 맞춰주려고 했다. 배려심이 넘쳤다. 중간 투입돼서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는데 잘 이끌어줘서 감사했다.”
 
-둘 중 누가 더 편했나.
“아무래도 서하준과 나이와 경력이 비슷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고수 선배는 말이 많은 편은 아닌데 연기 조언을 많이 해줬다. 다른 선배들이‘고수 결혼 하고 진짜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웃음).”
 
-고수와 촬영하면서 설렌 적은.
“극중 윤태원이 다친 옥녀를 집으로 데려가는 신이 있었는데 어깨동무를 하고 부축하면서 들어갔다. 야외촬영 하는데 선배가 어깨동무하기 싫다면서 한번쯤 안고 싶다더라. 속으로 ‘어머~!’놀랐고 심쿵했다.”
 
-연기논란 힘들지 않았나.
“방송 전 우려하는 기사가 많이 쏟아졌다. 방송 시작됐을 때는 좋은 반응이 많았다. 중간에 안 좋은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신내림 연기 때 그랬다. 솔직히 많이 속상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청자들이 보기 불편했다면 내가 연기를 잘못한 거라고 생각했다.”
 
-‘옥중화’ 연기 점수 매긴다면.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 전 작품보다 훨씬 더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고 잘 하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더 아쉬운 게 많다.”
 
-시청자 반응은 일일이 확인하나.
“방송 끝나고 나면 포털사이트 메인에 기사가 뜨지 않냐. 어떤 기사가 올라와 있나 보게 된다. 댓글 보면 팬들끼리 싸우기도 하던데 많이 속상했다. 칭찬 댓글은 ‘좋아요’ 눌렀다(웃음).”

-계속 주연만 맡다보니 생긴 오해에 억울하지 않았나.
“억울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장에서 연기하고 방송으로 보면 다를 때가 많다. 내가 봐도 ‘왜 저렇게 했지?’하는 장면이 있다. 시청자들이 봤을 때는 내가 얼마나 연구를 하고 노력했는지는 안 보이지 않냐. 안 좋게 보는 분들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옥중화’를 찍으면서 그런 분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한 것 같나.
“아이~ 또 모르겠다. 우리 드라마의 주 시청자는 40~50대 어른들이지 않냐. 인터넷을 많이 안 하는 분들이니까 반응이 직접적으로 오지 않았다.”
 
-그 동안 조금 무거운 역할을 많이 했다.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진짜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친구들은 취업이라든지 ‘썸남’이랑 어떻게 하면 잘 될지 고민하지 않나. 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
 
-‘옥중화’는 당연히 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감독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여자 캐릭터가 성장하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 이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이런 멋진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번이 아니면 이병훈 감독과 작업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정말 좋은 기회였다.”
 
-논란을 겪으면서 ‘옥중화’ 출연을 후회하지 않았나.
“그런 적은 없다. 안 좋은 반응이 나올수록 감독님과 선배들께 죄송했다. 다 같이 열심히 만들어가는 작품인데 메인 캐릭터인 옥녀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하는데 그만큼 안 나오니까 속상했다.”
 
-마지막회 한복은‘동이’때 한효주의 옷 아니었나.
“똑같은 한복은 아니었다.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이 있다. 연한 핑크처럼 밝고 예쁘면서 우아한 색을 좋아한다. 감독님이 한복 한 벌 한 벌 꼼꼼히 체크했다. 초반에 카메라 테스트 할 때 다른 배우는 한복 색이 안 어울려서 싹 다 바꿨다. 난 현장에서 한복보다 체탐인 옷이 인기 많았다. 그 복장만 하면 다들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그래도 마지막에 예쁜 당이 옷을 입어서 좋았다.”
 
-정난정 캐릭터는 요즘 말 많은 최순실이 떠올랐다.
“작가님이 최순실을 떠올릴 수 있는 대사를 많이 썼다. 무당과 오방낭이 등장했고 ‘우주가 도와 줄 것’이라는 대사도 있었다. 옥녀가 비선실세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찌됐든 사람들한테 더 관심을 받게 돼서 감사했다.”
 
-‘옥중화’는 어떤 작품인가.
“20~3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할머니가 돼서도 못 잊을 거다. 어떻게 보면 앞으로 또 다시 못할 캐릭터 같다.‘옥중화’로 연기 인생 전후를 나눌 수 있다. 다음 작품 때는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최지윤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