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임서아] ‘이재용식(式) 실용주의’ 경영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러 해외 기업들을 통 크게 인수하는 동시에 비핵심 사업부는 과감하게 매각, ‘선택과 집중’전략을 통해 핵심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데 이어 뉴넷 캐나다도 인수한다고 선언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 삼성전자, 차세대 문자메시지 사업 진출

삼성전자는 15일(현지시간)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기술 기업인 ‘뉴넷 캐나다(NewNet Canada)’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차세대 문자메시지 기술인 RCS 사업에 본격 진출하고 관련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만든 통합 메신저 규격이다.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기존 단순 메시지(SMS) 전송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 고해상도 사진 전송, 그룹 채팅 등을 할 수 있다.

RCS 기술을 채용한 이동통신사업자 간 연동도 가능하다. 사용자들은 RCS 지원 디바이스를 통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전망이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핼리팩스(Halifax, Nova Scotia)에 위치한 ‘뉴넷 캐나다’는 지난 2009년 뉴페이스 테크놀로지(NewPace Technologies)로 설립됐다. 이후 2014년 미국의 뉴넷 테크놀로지에 인수됐다.

뉴넷 캐나다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RC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삼성전자는 RCS 인프라가 없는 이동통신사업자에게 RCS 서버 솔루션을 제공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RCS 도입을 가속화하고 RCS 기술이 탑재된 디바이스 보급을 확대해 더욱 빠른 RCS 생태계 조성을 한다는 계획이다.

■ 해외기업 인수합병 올해만 벌써 7번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7번째 해외기업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이는 지분투자까지 포함한 수치다. 최근 10년간의 인수합병 합계가 27건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Joyent), 캐나다 디지털광고 스타트업 애드기어(AdGear), 중국 전기차 부품업체 비야디(BYD·지분인수),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인 비브랩스(VIV Labs), 세계 1위 전장(電裝)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했다.

인수한 업체들을 자세히 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카, 럭셔리가전 등 미래먹거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조이언트 인수를 통해 스마트폰 분야와 사물인터넷(IoT) 등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또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북미 럭셔리 가전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에 노력해왔던 삼성전자는 비브 인수를 통해 향후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구축할 핵심 역량을 내부 자원으로 확보, 이를 통해 모든 기기와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인공지능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Open Ecosystem) 조성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비야디, 하만 등 올해 인수한 기업 대부분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과 관렴이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전장사업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비핵심 사업부 줄줄이 ‘매각’

삼성전자는 인수합병에 집중하는 동시에 비핵심 사업부를 매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ASML, 시게이트, 램버스, 샤프 등의 지분을 매각했으며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분할해 HP(휴렛팩커드)에 매각하는 과정이다.

매각하는 지분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ASML 지분 1.5%(630만주) 시게이트 지분 4.2%(1250만주), 램버스 지분 4.5%(480만주), 샤프 지분 0.7%(3580만주)다.

ASML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다. 삼성전자는 지분 매각으로 기존 지분 3%의 절반인 1.5%만 유지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스토리지(HDD) 사업을 시게이트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게이트 지분 일부를 취득했고 이후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해왔다.

램버스 지분은 2010년 특허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에서 취득, 2011년 풋옵션으로 지분 4.5%를 램버스에 팔았고 이후 남아있던 지분 4.5%를 매각했다.

또 삼성전자는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할, 자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보유한 뒤 1년 안으로 HP로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HP에 매각하면서 직원들에게 1인당 평균 6000만 원 정도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 투자한 자산을 효율화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지분을 매각한 회사와의 협력 관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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