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우리금융, KT와 금융·ICT 융합 신사업 및 플랫폼 강화 MOU 체결
"이종협업 통한 플랫폼 확장으로 비금융 사업 다각화"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가 정보통신기술(ICT), 유통 등 업계를 망라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구현모 KT대표가 디지털 신사업 및 플랫폼 역량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신한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주요 금융사가 비(非)금융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유통 등 업계를 망라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 금융서비스 제공에 국한하지 않고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심산이다. 

 

강력한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운 빅테크의 시장 진출,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핀테크 등 디지털 전환으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동시에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하기 위한 행보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8일, KT와 디지털 신사업 및 플랫폼 역량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금융과 통신 이종 산업간의 데이터 협력을 통한 신규시장 진입을 위해 디지털 금융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메타버스 ▲헬스케어 ▲교육 ▲반려동물 등 비(非)금융 플랫폼 사업 영역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 노하우를 보유한 KT와 업무협약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금융의 주력사인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 혁신 금융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을 통한 미래형 혁신 점포 구축 ▲편의점을 통한 특화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 구축 ▲MZ세대에 특화된 전자 금융 서비스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KT와 금융·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과 KT는 금융·통신 연계한 공동 마케팅부터 디지털 신사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양 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업은 마이데이터다.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사가 업권별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JV(Joint Venture, 합작투자 법인)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최근 의료정보 전송플랫폼 전문기업 지앤넷과 ‘의료 플랫폼 기반 디지털 융복합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우리은행의 금융노하우와 지앤넷의 의료정보 플랫폼 기술을 결합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공동마케팅 전개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체을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이호성 하나은행 중앙영업그룹 총괄부행장(왼쪽)과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가 지난달 20일 디지털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유통사와 손을 잡았다. 

 

이달에는 BGF와 업무협약을 통해 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디지털 혁신 라이프 플랫폼 구축에 나섰고, 지난달에는 금융과 유통의 결합을 통해 생활금융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롯데쇼핑과 MOU를 체결했다.  

 

KB금융은 지난 7월에 오픈 이노베이션 강화를 통한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으로 도약을 위해 한양대와 IC-PBL(Industry Coupled Problem Based Learning) 중심의 ‘산학연계 교육협력 플랫폼 구축’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금융과 한양대는 이번 산학협력으로 고객에게 혜택·편의·즐거움을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 구축해 비즈니스 이슈와 연계한 교과목 개발 및 운영 협업을 통해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사가 이종업계와 협력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플랫폼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자수익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금융을 활용하는 새로운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발굴하기 위해선 이종산업과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개인의 동의를 받아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능해진 것도 은행권의 협업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은행 간 경쟁'이던 오픈뱅킹과 달리 마이데이터는 '플랫폼 간 경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금융은 독자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이 됐다"라며 "금융권에서 한계가 있는 부분은 타 산업과 제휴를 통해 소비자 니즈에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각종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손님 접점 확대는 필수가 아닌 생존 기반이 됐다"며 "최근 디지털 전환과 함께 고객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업계와 협업이 늘어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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