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경정에서는 경주를 주도했던 노장들의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최근 경정에서는 세대교체 양상이 뚜렷하다. 경정에선 경험과 기량이 중요하다. 보트를 타고 경주에 나서기 때문에 조정술이나 전법 등이 경주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체력은 기본이다. 체력이 약하면 기술이 뛰어나도 보트를 조정하고 경주를 치르는데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최근 경정 노장들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미사리 경정장은 2002년 개장해 올해로 15년째 운영 중이다. 훈련원 1, 2기 출신의 노장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정장의 분위기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체력적 부담으로 기량이 떨어지며 세대교체 바람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훈련원 1기인 곽현성ㆍ정용진ㆍ정인교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곽현성은 역대 대상경정 우승 4회, 준우승 5회를 차지하는 등 미사리 경정장을 제패했던 강자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성적이 서서히 떨어지는가 싶더니 올 시즌 들어서도 전반기 부진으로 선수등급이 ‘B1’까지 떨어졌다. 경정에서는 최상위 등급인 A1부터 차례로 A2, B1, 최하위 등급인 B2까지 4단계로 선수등급이 부여된다. 후반기에도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해 ‘A1’으로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용진 역시 뚜렷한 기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용진 역시 대상경정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차지했고 최우수 선수상, 모범 선수상 등을 휩쓴 화려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붙박이 강자’였다. 그러나 정용진 역시 선수등급이 ‘B1’까지 떨어진 상태다. 올 시즌 후반기에도 단 4승만을 거두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대표적 스타트 강자였던 정인교도 올 시즌 체력적 부담을 가중되며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기 중에서는 사재준ㆍ김종민 등이 기량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선수등급 ‘A2’에 머물고 있는 사재준의 추락은 브레이크가 없는 모습이다. 계속되는 부진으로 팬들에게서 잊혀지고 있다. 사재준은 2006년 올스타 경정 우승, 2014년 이사장배 우승 등 대상경정 단골 출전자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더니 올 시즌 후반기에는 단 2승만을 거두고 있다.

김종민은 여전히 선수등급 ‘A1’에 속해 있지만 기량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역대 대상경정 15회, 준우승 10회를 기록하며 한때 ‘경정 황제’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큰 경주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며 과거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7기 배혜민(A2)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경정 최고의 대회인 연말 그랑프리 경정 3년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대상경정 예선전에도 출전하지 못할 만큼 기량이 떨어졌다.

여성 선수들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여성 선수 중 처음으로 대상경정 우승을 차지했던 이주영(3기), 강렬한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손지영(6기) 등 여성 경정 스타들 역시 출산 등의 공백으로 인해 기량이 떨어지며 최근에는 임태경(10기), 김인혜(12기), 김지현(11기) 등 신흥 강자들에게 밀리는 모양새다.

이러한 추세 때문에 앞으로 경정 세대교체의 흐름이 가속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정 전문가는 “1, 2기 선수들의 경우 경정 데뷔 때부터 이미 적지 않은 나이로 출발했기 때문에 갈수록 체력적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 시즌부터 펠러 고정지급제가 실시되다 보니 노장들의 최대 강점이었던 모터 정비나 펠러 가공에서 노하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노장들의 하락세를 진단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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