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엑소 D.O(디오)라는 예명이 더 익숙한 도경수는 아이돌이 배우로 성장한 바람직한 예다.‘연기돌’에겐 꼬리표처럼 연기력 논란이 따라오곤 하는데, 도경수만은 예외였다. 이유인즉슨 특유의 깊이 있는 감정 연기와 진중한 눈빛이 늘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그런 도경수의 탄탄한 연기력은 영화 ‘형’에서도 잘 묻어났다.

-‘형’에서 자신의 연기를 본 소감은.

“일 년 전에 찍은 영화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니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형’ 이후 영화 ‘신과 함께’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을 촬영하면서 연기를 좀 더 많이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형’은 대사 톤이나 음성의 크기 등이 아쉬웠다. ‘왜 감정을 더 표현하지 못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맡은 역할인 고두영은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 인물이다. 시각 장애인 연기를 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

“내 연기는 아쉬웠다. 어떻게 해야 관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더 줄 수 있을지 생각하며 연기했다. 두영이가 처음에는 성격이 어둡지만 점점 밝아지지 않나. 그런 모습을 연기하면서 관객들이 공감을 느끼길 바랐다. 보는 사람들도 두영이로부터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친형이 있지 않나.

“그래서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 어렸을 때 형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연기했다. 뭐… 두식(조정석)이와 실제 형은 많이 다르지만(웃음). 형과는 세 살 터울인데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형이 군대를 갔다. 형이 전역했을 때는 내가 회사에 들어가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게 좀 많이 아쉬웠다. 성인이 됐을 때부터 시간을 많이 못 보낸 것 같다. 다른 형제들을 보면 형이랑 인생, 연애 얘기도 하더라. 이제라도 형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조정석은 막내다.

“그래도 사촌동생이 내 나이라고 하더라. 고두식을 연기하면서 사촌동생을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나는 조정석 선배가 막내인지도 몰랐다. 마치 친동생 대하듯 날 따뜻하게 이끌어줬다.”

-조정석에게 연기 도움도 많이 받았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정 연기를 잘 표현하는 법에 대해 배웠다. 내가 생각한 만큼 연기가 화면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을 많이 해줬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

“이제 한 작품 끝날 때마다 깨닫는 것도 많고, 연기를 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그게 참 신기하다. 내가 선배들의 경험을 그대로 공부한다고 해야 할까. ‘괜찮아 사랑이야’때 몇 번 연기수업을 받았는데, 그게 오히려 더 불편했다. 그냥 현장을 학교라고 생각하고, 선배들과 호흡하면서 더 연기를 배운 것 같다.”

-특히 눈물 연기가 일품이다.

“눈물 연기가 제일 힘들다. 어렸을 때부터 눈물이 없었다. 억지로 우는 것도 창피해서, 눈물을 참는 성향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오롯이 고두영이라는 생각으로 눈물을 흘렸다. 특히 두식이 형의 녹음파일을 들을 때는 진심으로 슬펐다.”

-눈물을 참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나.

“항상 감정을 묵혀놓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 안에서 사라지고, 잊히더라.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도 해소하려고 노력하진 않는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고통 받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은 나한테 있는 거니까. 항상 긍정적이려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다.”

-캐릭터가 유도선수라 힘들었을 텐데.

“진짜 힘들었다. 유도를 배우면서 가수 활동을 병행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많이 쑤시기도 했다(웃음). 그런데 유도를 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온 힘을 다해 사람을 메치는 건데, 그게 참 짜릿했다. 살면서 땀을 그렇게 많이 흘린 적이 없다.”

-아이돌 그리고 배우로 활동을 병행 중이다.

“처음에는 많이 적응이 안 됐다. 그런데 이제는 몸에 익었다. 예전에는 감정선도 꼬였다. 요즘은 차근차근 잘 정리가 된 것 같다. 컨디션 조절도 늘 하려고 한다. 내 스스로 중심을 잘 잡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멜로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나.

“한 번쯤 멜로 영화를 찍고 싶다. 진실하고 감정선이 진한, 깊은 멜로물을 촬영하고 싶다. 또 밝은 캐릭터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두식이처럼 웃음을 줄 수 있는 캐릭터가 탐나기도 한다.”

-평소 개그 욕심이 있나.

“사실 주변인들은 날 보고 진중한 성격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면에는 개그 본능이 있다. 누군가를 웃기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취미가 요리라던데.

“그렇다. 된장찌개는 완벽히 마스터했다. 파스타도 거의 다 할 줄 알고, 경장육사 같은 중식도 할 줄 안다. 요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꾸준히 레시피를 쌓아간 것 같다. 어머니한테 요리 실력을 많이 전수 받았다. 요리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더라. 우리가 알고 있는 한식, 중식, 양식 외에도 분자요리도 있고. 맛집 다니는 걸 참 좋아한다.”

-국가대표 경지에 오르고픈 목표가 있다면.

“훌륭한 선배님들이 늘 듣는 말인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걸 목표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연기를 보면 늘 공감을 주는 배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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