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베테랑 염기훈./사진=연합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베테랑은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수원 삼성이 베테랑 염기훈(33)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슈퍼 파이널 매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수원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슈퍼 파이널 대결에서 팀의 기둥인 염기훈의 왼발 슈팅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다음 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결승 2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만 거두면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수원은 최전방 공격수로 조나탄(26)의 골로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조나탄은 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넘어온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한 수 위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서울의 압박을 풀어냈고 권창훈(22)과 염기훈의 날카로운 슈팅으로 쉴새 없이 골문을 두드렸다.

서울은 후반 들어 반격을 가했다. 서울은 후반 4분 주세종(26)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주세종은 페널티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고 이는 낮게 깔리며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수원은 염기훈이 추가골을 터뜨려 다시 앞서 나갔다. 염기훈은 후반 12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골문 아래 모서리를 향해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 유현(32)의 손을 피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장지현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정말 허를 찌르는 왼발 슛이었다. 모두가 크로스를 예상했지만, 의외로 슈팅이었다”며 “역대 슈퍼매치에서도 손꼽힐 만한 골이다. 호나우지뉴(36)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넣은 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놀라워했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수원은 이후에도 서울 수비 라인을 뒤흔들었다. 서울은 수원의 역습에 빈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패스 차단도 잘 해내지 못했다. 서울은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선수교체를 했지만, 수원은 끝까지 실점하지 않으며 결국 경기를 마무리했다.

서정원(46) 수원 감독은 경기 후 "남해 전지훈련에서부터 훈련 성과가 만족스러웠다. 선수들의 의욕과 집중력이 강했던 것이 오늘 결과에 반영됐다. 세컨볼 싸움도 승리 원동력 중 하나였다. 세컨볼에 대처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좋았다”며 “물론 1승을 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마지막 경기를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승리의 수훈갑인 염기훈은 결승골에 대해 우연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크로스 상황에서 공이 잘못 맞았는데 골로 이어졌다”며 “공이 골대로 향하는 것만 봤는데 득점으로 이어져 나도 놀랐다. 운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크로스가 수비수를 맞고 자책골로 이어진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들어간 골은 오늘이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황선홍(48) 서울 감독은 패인으로 "전체적으로 균형이 무너졌다. 수비 앞에 있던 2명의 미드필더가 전진을 많이 해서 잇따라 역습을 허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2차전이 있으니 준비를 잘해서 마지막에 웃겠다"며 FA컵 우승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수원월드컵경기장=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