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박종민]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는 월드컵이나 코파 아메리카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다. 이러한 사실이 그가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는 데 결격사유가 될까. 우리는 이미 그 답을 봤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축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출신 우고 산체스(56)는 26일(한국시간) 메시를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메시가 펠레를 넘어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산체스는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 우승 경력이 없는 현재도 메시가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4)와 같은 위치에 올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메시가 마라도나에 이어 펠레를 넘어서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 정상에 오를 경우 메시는 유일한 약점을 극복하게 된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게 지금까지 그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러나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아르헨티나의 대항마로 꼽히던 브라질이 이번 대회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브라질은 28일(한국시간) 열린 파라과이와 대회 8강전서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했다. 브라질은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23)의 공백을 실감했다. 그는 앞서 조별리그 2차전 콜롬비아와 경기서 상대 선수인 파블로 아르메로를 향해 고의적으로 공을 찬 뒤 주심에게도 욕설을 퍼부어 4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브라질의 4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아르헨티나의 우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아르헨티나에는 유럽 빅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하다. 메시(바르셀로나)뿐 아니라 카를로스 테베즈(유벤투스), 앙헬 디 마리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시티) 등 공격수와 미드필더진이 특히 압권이다.

일각에선 아르헨티나의 전력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한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힘겹게 이겼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슈팅수(15-2)와 점유율(87%-13%) 등 내용면에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콜롬비아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가 잇따라 슈퍼 세이브(6회)를 하며 승부를 접전으로 치닫게 했지만, 그도 메시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날 메시는 오스피나를 제치고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아르헨티나는 7월1일 파라과이와 4강전을 치른다. 또 다른 4강 진출팀들인 칠레와 페루는 30일 결승행을 놓고 맞붙는다. 두 대결의 승자는 7월5일 코파 아메리카 우승컵을 두고 결승전을 갖는다.

선수들의 부상과 퇴장 등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아르헨티나는 무난하게 결승행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월드컵’이라 불릴 만큼 권위 있는 축구대회다. 메시가 클럽대항전(챔피언스리그)에 이어 국가대항전인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정상에 선다면 ‘축구황제’ 펠레와의 비교 논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우고 산체스가 리오넬 메시(왼쪽)와 디에고 마라도나(오른쪽)를 동급으로 분류했다. (출처: 리오넬 메시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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