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현대차그룹이 진행했던 북한 이탈주민 지원 사업이 첫 성과를 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북한이탈주민 취창업 역량 강화 사업 ‘OK(One Korea) 셰프(chef)’를 통한 첫 번째 개업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1호 매장으로 홍용표 통일부장관, 박광식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 김동호 사단법인 피피엘(PPL: People&Peace Link) 이사장 등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1호 매장은 일본식 라멘 가게인 ‘이야기를 담은 라멘집’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자립에 대한 꿈과 희망, 그리고 그들의 성공 이야기를 담는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 지어졌다.

‘OK 셰프’ 사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단법인 피피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함께 지난해 9월부터 북한이탈주민의 한국 사회 적응력 및 자립역량 강화를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통일한국시대인 ‘원코리아(One Korea)’를 염원하는 뜻을 담았다. 매장운영 현장 체험 교육과 취·창업 지원으로 구성된다.

개업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축하 인사로 시작, 사단법인 피피엘 김동호 이사장 및 1호점 대표 이성진씨의 감사 인사, 현판 부착, 리본 커팅식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야기를 담은 라멘집 대표 이성진씨(26)는 15세였던 2005년 한국으로 건너온 탈북민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현대차 도움을 받아 이날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경기대 외식조리학과에 다니던 이성진씨는 지인의 가게에서 일을 도와주던 중 SNS에 올라온 ‘OK 셰프’ 모집 광고를 보고 참여, 교육 과정을 우수하게 수료하고 자립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행사에서 이성진씨는 “북에서 가난으로 먹을 것이 없어 어릴 때 명을 달리한 동생의 영전에라도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힘들어도 요리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현대자동차그룹과 주변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도움을 받은 만큼 다름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꼭 성공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북한 이탈주민이 실질적인 자립역량을 갖추고 성공을 꿈꿀 수 있도록 이번 사업을 준비해왔다. 국내 북한이탈주민 약 3만명 중 1만명이 경제활동인구에 속하지만 실업률은 일반국민의 3배인 12.1%에 달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일자리를 얻은 경우에도 1년 미만 고용과 월소득 150만원 이하의 비율이 높은 상황을 고려했다.

현대차그룹과 사단법인 피피엘 등은 ‘OK 셰프’ 사업을 통해 높은 성공의지와 기본역량을 갖춘 지원자 중 매년 20명을 선발해 요리, 고객응대, 취업 및 창업 관련 기초 교육은 물론 실제 식당으로 운영되는 교육장에서 직접 서빙, 요리, 자재 구매 등 매장관리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1기는 선발인원 20명 중 15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이달 중으로 서울 광진구에 ‘이야기를 담은 라멘집’ 2호점 개업을 앞두고 있다. 나머지 8명은 취업에 성공했고 5명은 취업 또는 창업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존과 다르게 종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북한이탈주민의 자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앞으로도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 자립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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