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만5000명 운집...파리협정 세부이행규칙 완성과 6조가 쟁점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관건
중국과 인도의 대처가 성패 가를 듯
에딘버러 공항의 COP26 홍보 디스플레이/연합뉴스.
에딘버러 공항의 COP26 홍보 디스플레이/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31일(현지 시각)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됐다. 이번 세기가 끝날 때까지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되는 것을 낮추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논의하는 장이다. 

형식적 정상회의에 그칠 것인지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나올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확실한 것은 회의의 성공 여부에 앞으로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글래스고에는 전 세계 197개국에서 온 당사국 정부 대표, 국제기구, 시민단체, 기업인, 기후 운동가들, 언론인 등 약 2만5000명이 모였다. 이번 총회에서는 감축, 적응, 재원, 기술이전 등의 분야에서 총 90여개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COP은 기후문제를 논의하는 국제사회 최대의 의사결정기구로 자리잡고 있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첫 회의를 시작한 COP은 본래 작년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1년 미뤄져 올해 26차 회의를 맞이하게 됐다. 

올해는 파리협정 이행 원년으로 교토 체제 만료 이후 신기후 체제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총회가 된다. 교토의정서에서는 38개국들이 온실가스를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정의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과 비교해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고 합의했었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는 미국이 불참했고 여러 선진국이 미온적이었으며 중국 등 배출량이 많은 나라들은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유로 감축 의무를 지지 않았다. 2005년 부터 효력을 발휘한 교토의정서는 2020년 만료됐다.

이후 파리 협정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총회(COP21)에서 채택됐다. 파리 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해 온난화 문제의 국제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또 교토의정서와 달리 당사국 모두에게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해 제출할 의무를 부과했으며 5년마다 달성 여부를 점검·평가받도록 했다. 

교토의정서의 단점을 보완해 기후 위기에 대한 전 세계적 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세부 규칙을 조정하는 과제는 다음 회의로 역할을 넘겼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파리협정 세부이행규칙(Paris Rulebook)을 완성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특히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파리기후변화협약 6조와 관련된 조항이다. 당사국들은 이 6조에 관한 구체적 이행지침을 도출하기 위해 몇 년 간 협상을 벌였지만, 당사국 간의 이견으로 2019년 스페인에서 열린 COP25에서 합의에 실패했다.

파리협정은 제6조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가 간 자발적 협력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이 이 규정을 이용해 자국 내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은 소극적으로 하고 배출량 측정이 상대적으로 불확실할 수 밖에 없는 해외에서 탄소배출량을 늘려 문제가 되고 있다.

파리 협정의 목표인 1.5도 온도 상승 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50년에는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참가국들은 COP26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발표해야 한다. 이번 총회는 각 나라가 2030년 탄소 감축 목표를 얼마나 높여 다시 제출할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이번 로마에서 열린 G20회의에서 12명만이 2050년까지 순 제로 배출에 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수배출량 1위인 중국과 4위인 러시아 등 국가들은 2060년까지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인도는 계획조차 내지 않았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과의 입장차이도 문제다. 중국은 기존 배출 삭감 목표를 바꾸지 않는 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도의 부펜데르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은 “선진국들이 탄소 배출 등에 있어 역사적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탄소 감축 계획서를 내라는 '기본 프레임워크' 조차 반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화석연료 감축에 반대한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는 COP26의 성공 가능성을 "10점 만점에 6점으로 보고 있다“며 ”이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은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에는 아직 각국이 충분히 전망이 밝지 않아 심각한 실패 위험에 처해 있다“ 고 말했다.

알록 샤르마 의장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는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며 “회의에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5년 전 파리협약보다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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