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T 베테랑 3인방 유한준·박경수·황재균 첫 정규리그우승 맛봐
베테랑 3인방은 '투혼'으로 정의할 수 있어
몸 아끼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귀감 되는 모습 보여
KT 최고참 유한준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KT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10월 30일 SSG와 경기에서 유한준이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KT 최고참 유한준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KT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10월 30일 SSG와 경기에서 유한준이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KBO리그 KT 위즈 모든 선수가 눈물을 흘렸다. 이강철(55) 감독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KT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순간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정규리그 우승이 유독 더 간절했던 이들이 있다. 바로 마법사 군단의 '베테랑 삼총사’ 유한준(40), 박경수(37), 황재균(34)이다.

KT는 10월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0으로 이겼다. 2013년 창단한 뒤 2015년 1군에 뛰어들어 7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T 선수들에게 이번 우승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1위 결정전 엔트리 명단에 든 33명 중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한 명도 없다. 팀의 고참들도 우승 경험이 전무하다. 유한준은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우승하지 못했다. 박경수는 KT 소속으로 지난해 처음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황재균도 롯데 자이언츠 소속 이후 8년 만에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그렇기에 이들은 누구보다 간절했다. 고참 3총사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임무를 맡으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유한준은 KT를 넘어 KBO리그 최고령 선수다. 송승준(41)이 10월 30일 은퇴를 선언하면서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됐다. 전반기 활약은 나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40대에도 남다른 타격감을 유지했다. 하지만 5월부터 급격한 추락을 경험했다. 부진과 함께 부상도 이어지며 엔트리에서 빠지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그러나 유한준은 불혹의 나이에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잠자던 KT를 깨웠다. 10월 24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두 번이나 선보였다. 보통 은퇴를 앞둔 선수들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꺼린다. 유한준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선수들의 귀감이 되기 충분했다. 그가 전력 질주를 하자 KT 선수들의 승부욕도 살아났다. 유한준은 선두 싸움의 승부처에서 후배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 “저의 플레이가 후배들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면 기꺼이 전력 질주할 것이다”고 의지를 밝혔다.

KT는 베테랑들의 투혼으로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10월 31일 삼성과 경기에서 KT 선수들이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KT는 베테랑들의 투혼으로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10월 31일 삼성과 경기에서 KT 선수들이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박경수의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도 KT 후배들을 불타오르게 했다. 10월 31일 삼성과 1위 결정전에서 9회말 놀라운 호수비를 성공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펑펑 흘렸다. 박경수는 “이 상황들이 다 믿기지 않는다. 야구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박경수가 느낀 감정은 유독 남다르다. 그는 KT의 창단 멤버로 구단에 합류했다. 첫 시즌부터 정규리그 우승까지 모든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그렇기에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박경수는 “제가 후배들한테 딱히 잘해준 건 없는데 항상 너무 잘 따라와 주고 믿어줬다. 오히려 제가 고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황재균은 유한준의 뒤를 이어 이번 시즌 주장 완장을 찼다. 전반기 꾸준히 타율 0.300 이상을 기록해주며 KT를 이끌었다. 9, 10월에 주춤하긴 했으나 올해 117경기 타율 0.291로 팀 타선에 힘을 보탰다. 4월 코뼈가 골절되는 악재를 만나기도 했다. 수비 도중 타구에 얼굴을 맞아 수술까지 받았다. 당초 회복까지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38일 만에 1군으로 돌아오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강철 감독은 “출전하고자 하는 본인 의지가 워낙 강했다”며 이른 복귀 이유를 밝혔다. 부상 복귀전에서 KT의 주장은 몸을 사리는 법이 없었다. 6월 1일 LG 트윈스전에서 부상이 회복 되지 않았음에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며 팀 승리를 위해 몸을 던졌다.

KT의 베테랑 삼총사들은 ‘투혼’으로 정의된다. 매 순간 전력 질주를 하며 승리를 위해서라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수비 시에는 몸을 던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다. 이강철 감독은 “최고참 유한준을 포함해 박경수, 황재균 등 고참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며 고참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잘 준비해서 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강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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