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에디슨, 자금 확보 여부 불투명…산은, 회의적 반응
쌍용차 전기차 전환 계획도 실현성 의문 목소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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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재훈 기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와 인수합병(M&A)에 관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본 협상에 돌입한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와 투자업계에선 양측의 실 매각 성사에 의문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과 쌍용차는 당초 우선협상대상자통보가 이뤄진 지난 25일부터 3영업일 이내에 MOU를 체결해야 했다. 그러나 양사는 협의 기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28일 서울회생법원에 체결기한 이틀 연장을 요청, MOU 체결이 늦어졌다.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업계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고 표현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액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에 불과하지만 쌍용차 매출은 2조950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에디슨모터스의 실제 인수 실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먼저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한 인수제안서에 쌍용차의 토지·건물 등 2조원대 자산을 담보로 산업은행 대출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는 당초 쌍용차 인수 필요 자금으로 약 1조5000억원을 예상했다. 이중 인수가로 제시한 3100억원을 포함한 8000억여원을 자체 마련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 9월 컨소시엄 발족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인수와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1조4800억~1조6200억원 중 절반 정도인 7000억~8000억원을 산업은행에서 조달하겠다"며 "신용 지원도 아니고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대출해 달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될 것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에디슨모터스의 사업계획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강 대표의 주장에 대해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진=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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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인수 자금 조달부터 엇박자를 내는 가운데 산업은행 등 매각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도 미지근한 반응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전기차 전환 계획’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실현 가능성을 두고 자동 업계에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후 전기차업체로 전환하고 내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글로벌 공장을 세우고 연간 50만대까지 생산·판매가 가능하도록 회사를 성장시켜 ‘제2의 테슬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통상 신차 개발에 3000억~4000억원의 개발비용이 필요하지만, 현재 에디슨모터스 자금력으론 역부족이란 방응이다.

특히 쌍용차 전기차 전환 계획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대전환 계획과 비교해도 상당히 큰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12종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아이오닉5와 EV6에 사용되는 전지차 전용플랫폼 ‘E-GMP’ 개발에도 상당한 시간과 돈이 소요됐다.

또한 쌍용차 판매량과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신차 개발에 추가 자금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5000대도 판매하지 못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상반기 기준 매출은 1조14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줄었고 영업손실은 177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일부 쌍용차 부품 협력사들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하더라도 향후 자금력이 증명되지 않으면 납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밝힌 회생계획과 전기차 전환 계획은 현재 쌍용차 재무 상태에 비해 실현성이 부족하다”며 “오히려 에디슨모터스의 계획이 신뢰성을 주지 못해 자금 확보에 실패한다면 인수 포기를 선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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