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국 경희대 체육대학 학장. /임민환 기자​
​송종국 경희대 체육대학 학장. /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연구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공동 연구만 해왔거든요. 함께 고생한 제자들이 스쳐 지나갔죠."

25년 동안 외길을 걸어온 송종국(62) 경희대 체육대학 학장(태권도학과 교수)은 인생 최고의 훈장을 받은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송종국 학장은 지난달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59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서 연구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체육상'은 매년 우수선수와 지도자, 체육진흥과 연구 등 총 9개 분야에서 공적이 있는 사람을 선정해 시상한다. 송 학장은 한국 운동생리학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연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교내에서 우수연구상을 몇 번 받았지만, 이번 상은 국가로부터 받은 것이어서 더욱 영광스럽고 감회가 남달랐다. 25년 동안 스포츠 과학자, 운동생리학자로 살아왔는데, 제가 가는 길을 공인 은 것 같아서 스스로 대견스럽고, 자부심도 생겼다"고 웃었다.

송 학장은 국내 스포츠 과학과 운동생리학 발전에 선구자적 구실을 한 체육학자다. 운동생리학은 단시간 혹은 장시간 운동 자극에 관한 인체 반응과 적응과정을 분석하는 스포츠 과학의 중요한 분야를 이룬다. 그는 벨기에 루뱅가톨릭대에서 운동생리학을 연구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경희대 체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25년 동안 아동·청소년과 고령자의 건강 개선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 및 학술대회 발표, 국내·외 학술지 논문 게재, 저서 출간 등 많은 연구 업적을 쌓았다. 대표적 연구 실적으로는 2013년 아시아 8개국(한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청소년의 비만, 신체활동과 체력 현황 비교, 2007년~2012년 초등학생 남녀 어린이들의 신체 구성과 체력의 종단 연구 등이 있다.

송종국 경희대 체육대학 학장. /임민환 기자
송종국 경희대 체육대학 학장. /임민환 기자

송 학장은 "제가 대학원에 진학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스포츠 과학 저변이 좁았다. 후배들에게 운동생리학이라는 학문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유학길에 올랐다"고 돌아봤다. 이어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맨땅에 헤딩'하듯 국내 운동생리학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운동생리학은 사회적, 교육적 가치가 있는 학문이다. 연구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항상 정적한 자세로 연구에 임하고 있다. 제 연구 실적이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희대 체대는 국내 스포츠 과학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운동처방 및 부하검사실, 측정평가실, AT센터, 저압 저산소 트레이닝센터, 운동역학실, 비만 신체활동연구실, 스포츠과학연구원 등 각종 실험실과 최첨단 체력 트레이닝 시설을 갖췄다. 특성화된 연구를 진행하며 해당 학문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송 학장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선 연구비와 장비가 필요하다. 사실 국내에선 스포츠 과학 분야에 투자되고 있는 교내외 연구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조금 더 수준 높은 연구를 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많은 연구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 학장은 후학 양성과 실용 학문 연구에 힘쓰고 있다. "운동생리학은 스포츠 현장과 밀접하게 관련된 실용 학문이다. 지금까지 이론 기반 연구를 했다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 국내 운동생리학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발전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많은 학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학생들이 학점과 취업에만 얽매여서 안타깝다. 배움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제자들에겐 '내 그늘에 머무르지 말고 나를 넘어서는 학자가 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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