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인천공항 면세점의 모습. /연합뉴스
한산한 인천공항 면세점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면세점 업계가 '위드코로나'로 회복도 하기 전에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중증환자 병상의 가동률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위드코로나' 중단 위기에 놓이면서 면세점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정례적으로(매주)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치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매주 위험도를 평가해 일상회복 이행 및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면세점은 '위드코로나'가 시행됐음에도 상대적으로 타 업계보다 늦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타 업계는 이미 내수 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수혜를 입고 있지만, 면세점은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외여행을 오가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사실상 외국인 수요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사이판과 첫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협정)을 체결했지만 내국인의 출국만 있었을 뿐 입국한 외국인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코로나19 이후 첫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국제공합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싱가포르 관광객들로, 나라 간 트래블버블 협정에 따라 입국한 관광객이다. 최근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한국 여행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위드코로나'가 중단될 위기에 놓인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틀 3000명대를 넘어서면서 면세업계는 또 한번 울상을 짓게 됐다. 특히 중국 면세시장이 세계시장을 아우르는 시점에서 '위드코로나' 중단 위기까지 맞물려 면세업계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반면 유럽 여행을 한 중동과 미국사람들의 현지 면세점 소비는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에 비해 일찍 문호를 개방한 터키 면세점은 코로나19 이전의 2배에 육박하는 회복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면세점 관계자들이 모여 '위드코로나' 대응을 위한 '공항 면세점 활성화'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는 코로나19로 생존위기에 직면한 지방공항 면세점의 조기정상화,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공항과 면세점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 
 
또한 국내 '위드코로나'가 당장 중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면세업계는 여러가지 상황을 열어두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위드코로나 시행을 일시 중단하는 '비상계획' 발동 기준의 한 예로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75% 이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현재 질병청에서 구체적인 위험도 평가지표를 검토하고 있지만, 한 가지 지표만 가지고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증화율, 재택치료 현황 등 여러 조건을 보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위드코로나'가 계속 시행된다면 내년 하반기쯤 돼야 면세점 시장의 회복세가 시작될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로 급변하는 환경을 지켜보면서 차근히 준비해야되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