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민정, 쇼트트랙 4차 월드컵서 시즌 첫 금메달
사건·사고로 얼룩진 빙상계 위기는 여전
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여자 1000m 은메달 딴 최민정(왼쪽)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여자 1000m 은메달 딴 최민정(왼쪽)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23·성남시청)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0-2021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4차 월드컵에서 여자 1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첫 금메달을 마지막 대회에서 획득했다. 내년 2월 4일 막을 올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빙상의 올림픽 전망은 밝지 않다. 

최민정은 28일(이하 한국 시각)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대회 결선에서 1분28초417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초중반 5명 중 4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아웃코스 공략에 성공해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3바퀴를 남기고 킴 부탱(27·캐나다)에게 잠시 자리를 빼앗겼으나 마지막에 역전하며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이 유종의 미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최민정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마음고생을 했다. 대표팀 동료 심석희(24·서울시청)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자신과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심석희가 대표팀 코치와 '고의충돌'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있으나, 받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파장을 일으킨 심석희는 국가대표에서 제외됐다. 마음을 추스른 최민정은 지난달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1차 대회 1500m 결선에서 김지유(22·경기일반)와 부딪혀 무릎과 발목을 다쳤다. 그 여파로 2차 대회에는 결장했다. 지난달 18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 전격 복귀해 여자 10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반등했고, 이번 대회에선 정상에 올랐다.

심석희. /연합뉴스
심석희. /연합뉴스

한국은 오는 2월 4일 막을 올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월드컵 1~4차전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각 나라에 주어진다. 한국은 이미 남녀 1000m 출전권을 3장씩 확보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이 사라지지 않는다. 일단 반등했지만 선장 없는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번 시즌에 앞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후보 대부분이 결격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감독 없이 코치진으로 대표팀을 꾸리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현재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전담 코치 체제로 운영 중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안중현(43), 김병준(33·이상 남자 대표팀), 이영석(41), 이소희(33·이상 여자 대표팀) 코치가 맡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김형호(43) 코치와 박정은(45) 코치가 이끈다.

대표팀을 지휘해야 할 총책임자가 없는 데다 올림픽을 치르기엔 코치들의 경험이 대체로 짧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쇼트트랙 대표팀은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차전에서는 황대헌(22·한국체대)이 앞서 가던 선수들의 충돌로 남자 500m에서 행운의 금메달을 획득했을 뿐 단 한 개의 금메달도 얻지 못했다. 

일 처리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빙상계에 대한 위기 언급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실력으로 사건을 덮는 건 미봉책이 될 수도 있다. 여러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기본부터 되찾아야 할 때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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