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자배구, IBK기업은행 사태로 쑥대밭
도쿄 올림픽 후광효과 온데간데없다
상하이로 돌아간 김연경은 펄펄 나는 웃픈 현실
김연경./ 상해광명여자배구단 제공
김연경./ 상해광명여자배구단 제공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로 기대를 모았던 여자배구가 사건·사고로 쑥대밭이 됐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IBK기업은행을 겨냥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던 김연경(33·상하이)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펄펄 날고 있다.

여자배구는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올해 초 이재영과 이다영(이상 25·그리스 PAOK) 쌍둥이 자매의 과거 학교폭력 문제로 큰 논란이 일었다. 이후 분위기를 다잡고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루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 사태로 또다시 시끄러워졌다. IBK기업은행 사건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구단은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사태의 중심에 있는 김사니(40) 감독대행과 조송화(28), 구단 모두 침묵하고 있다.

앞서 김연경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는 걸"이라며 구체적인 대상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IBK기업은행의 내홍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린 바 있다.

지난 시즌까지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4시즌 만에 중국리그로 돌아갔다. 2017-2018시즌 상하이에서 뛰며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 베스트7 등을 휩쓸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친정으로 돌아간 김연경은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규정을 맞이했다. 중국배구협회가 한 코트에 2명의 용병을 기용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그는 도쿄 올림픽 MVP인 조던 라슨(미국)과 교대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막전에 나서 17득점으로 화려한 복귀를 신고한 김연경은 28일 열린 베이징전(3-0 승)에서는 휴식을 취했다. 30일 푸젠전에서는 휴식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5점을 쏟아내며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출전 시간은 줄었지만 오히려 체력을 비축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효과를 얻게 되면서 정상급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도쿄 올림픽 이후 김연경과 여자배구는 서로 다른 의미에서 승승장구할 줄 알았다. 하지만 한 쪽만 웃는 꼴이 됐다. 김연경 역시 이런 결과를 바란 건 아니다. '웃프다'(겉으로 웃지만 속으로 운다)는 표현이 고개를 들었다. 

조송화. /KOVO 제공
조송화. /KOVO 제공

한편, 2일 예정됐던 조송화의 상벌위원회는 10일로 미뤄졌다. 선수 측 변호인은 "선수가 상벌위에 성실하게 임하기 위해 의견 진술 및 소명자료 제출을 준비하고 있으나, 연맹이 통지한 상벌위원회 개최일과 소명자료 제출 기한이 통지일로부터 이틀에 불과하여 선수가 적절하고 충분한 의견 진술 및 소명의 기회를 보장받기에 지나치게 급박하다"고 요청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징계 당사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필요성을 인정해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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