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질 높은 수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면 경제(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시장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2일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시장 규모는 재작년 기준 3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4800억원 남짓 규모였던 걸 생각하면 8년 동안 5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소비자들이 양질의 수면을 위해 지갑을 여는 건 평소 수면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슬리포노믹스 관련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 높은 판매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침대 매출은 2년째 고공 행진을 기록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침대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전년보다 27.8% 늘었다. 최근 신세계타임스퀘어점과 하남점도 미국 이커머스 아마존에서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 ‘지누스’를 선보이면서 슬리포노믹스 매장 공략에 한창이다.

리빙&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신세계 까사도 최근 수면 카테고리 강화에 주목했다.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는 고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매트리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매트리스 체험존’을 구성했으며, 라이프스타일 전문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에서는 스토리 탭을 통해 수면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슬로포노믹스 시장 확대와 함께 침대업계 역시 호황이다. 에이스침대는 올해 1~3분기 매출 25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538억원)도 증가 폭이 58.8%에 달했다. 4분기 실적도 호조세여서 올해 전체 매출이 3300억~3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침대 전문업체가 매출 3000억원을 넘기는 건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반적인 가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제품 체험이 가능한 대형 매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4~5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2위 침대브랜드 시몬스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 15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7% 증가했다. 시몬스는 지난 3년 동안 연간 약 300억원을 투자해 오프라인 매장을 수도권 신도시 및 거점 상권으로 재배치하면서 2019년 매출 2000억원 선을 넘어선지 2년 만에 올해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씰리 침대는 매장 내에 비스포크룸을 만들어 개인의 체압과 체형, 수면패턴에 맞춰 매트리스의 경도, 사이즈, 컬러를 다양하게 조합 및 제작이 가능한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침구업계도 수면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이브자리는 우선 직접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를 위해 맞춤형 매장을 차렸다. 이브자리는 현재 전국 209개 슬립앤슬립 체험형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에는 이브자리 수면 컨설턴트인 '슬립코디'가 상주해 컨설팅과 비교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슬립앤슬립 플래그십스토어 대전 둔산점도 신설했다.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대전 로데오거리에 지점을 냈다. MZ세대 취향을 고려해 수면 외에도 세탁, 휴식 등의 서비스 공간을 갖췄다. 이 밖에도 베개 체험관 '좋은 베개 이야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슬로포노믹스 시장이 커지면서 숙면 전문 편집매장과 다양한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가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면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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