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광고 영상./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국내 유업계 1위’ 타이틀의 서울우유가 새 광고 영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젖소를 사람에 비유한 영상인데 최근 촬영됐다고 믿기 어려운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9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베일에 감춰져있던 그들의 정체는..?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뭇매를 맞기 시작했다. 영상은 광고의 취지와 의도를 알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했다. 영상 속 카메라를 든 한 남성은 산속을 헤맨다. 흰옷을 입은 여성이 나뭇잎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고, 초원에는 사람들이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카메라를 든 남성은 촬영을 시도하기 위해 다가가고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에 여성과 흡사한 헤어스타일과 외모를 한 남성이 카메라를 바라본다. 그 후 목초지에 있던 사람들이 젖소로 바뀐다. 

해당 영상을 접한 뒤 일부 네티즌들은 “여성 혐오를 부추기는 광고” “서울우유 불매운동 해야 한다”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우유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서울우유 측은 “여성 비하 의도는 없었고 청정 자연에 여성만 있는 게 아니라 남성도 있다”고 수습했다. 또 “총 8명의 모델 중 여성이 2명, 남성이 6명으로 여성혐오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우유의 해명은 국내 유업계 1위인 기업의 입장문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허술하다. 영상 속 등장한 모델들의 성비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오해를 충분히 살만한 취지의 광고 영상을 세심한 판단 없이 제작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이 대두된 최근 시대와 동떨어진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 2018년 국내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된 후 성평등 의식은 줄곧 강조돼왔다. 이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 조장되며 어지러운 상황 속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논란의 여지를 제공한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광고 의도가 어떻든 대다수가 불쾌함을 느꼈다는 것만으로 퇴색된 영상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번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서울우유의 그릇된 의식은 개선돼야 한다. 서울우유는 지난 2003년 여성 누드모델을 앞세운 광고로 지탄을 받았다. ‘먹어도 되고 몸에 발라도 되는 요구르트’라고 홍보하며 일반인 70여 명과 기자 10여 명이 보는 가운데 누드모델들이 요구르트를 서로에게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006년 당시 마케팅팀장은 대법원으로부터 공연음란죄로 벌금 500만원의 판결을 받았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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