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현상 온난화 유발, 이상 기후 발생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가장 추운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국 최북단 알래스카에서 12월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열돔 현상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알래스카의 최대 섬인 코디액의 온도가 지난 26일 화씨 67도(섭씨 19.4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알래스카에서 12월 관측된 온도 중 역대 최고 기록이다. 코디액은 다음날에도 화씨 60도(섭씨 15도) 이상의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코디액섬의 최고 기온 기록은 지난 1984년 12월26일 화씨 45도(섭씨 7.2도)였으나 이번 기록은 이 온도보다 10도 이상 웃도는 기록이다.
북극과 가까운 알래스카는 12월 평균 기온이 화씨 22~32도(섭씨 -5~0도)로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 기후 현상이라고 표현할만한 수치다.
코디액뿐 아니라 알래스카주 콜드베이에서도 지난 26일 화씨 62도(섭씨 16.6도)를 기록하면서 이전 최고 온도인 화씨 44도(섭씨 6.6도)보다 높은 기록을 세웠다.
알래스카의 기후학자인 릭 토먼은 "12월 하순에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일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알래스카에서의 이상 기후 현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 지역에는 1937년 이래 가장 심한 폭우가 내렸다.
이에 알래스카 대학 대기과학과 존 월시 교수는 "알래스카에서 12월에 비가 내리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후학자 릭 토먼도 “알래스카의 한겨울 날씨가 전보다 따뜻하고 습해짐에 따라 강수량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알래스카의 높은 기온은 태평양 북서쪽에 자리 잡은 열돔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열돔은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어 지구 표면에서 발생한 뜨거운 공기가 상층부의 고기압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폭염을 발생하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열돔 현상이 온난화를 유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태평양 북서쪽의 열돔은 지난여름에는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의 온도를 화씨 117도(섭씨 47도)까지 올리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이 폭염과 홍수 등 이상 기후 현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알래스카의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역시 “알래스카 지역의 온난화가 세계 평균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박지은 기자 park@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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