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유희관, 18일 은퇴 선언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
유희관, 두산 구단 역사상 왼손 투수 최초로 100승 고지에 오르며 많은 사랑 받아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유희관이 은퇴를 선언했다. 2021년 10월 10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유희관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유희관이 은퇴를 선언했다. 2021년 10월 10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유희관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두산 베어스의 왼손 투수 유희관(36)이 은퇴를 선언했다.

두산 구단은 18일 오후 “유희관이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유희관은 장충고, 중앙대를 거쳐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이후 줄곧 두산의 유니폼만 입으며 지난해까지 총 11시즌을 활약했다. 그는 281경기(1410이닝)에 등판해 101승 69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선발로 자리 잡은 2013년부터는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단 4명(이강철(56), 정민철(50), 장원준(37), 유희관)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의 주인공이다. 또한 두산 구단 역사상 왼손 투수 최초로 100승 고지에 올랐다. 두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희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느린 구속이다. 평균 시속 130km대 구속으로 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시속 150km의 투수들이 활약하는 현대 야구에서 유희관의 구속은 시대를 역행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느린 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많았다. 그러나 그에게 따라붙는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처럼 날카로운 제구로 혹평을 뒤집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또한, 패스트볼을 포함해 체인지업, 싱커,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으로 수 싸움을 잘 펼쳤다.

유희관은 두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1년 9월 12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유희관이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희관은 두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1년 9월 12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유희관이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희관의 활약은 두산이 왕조를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됐다. 2013년 처음으로 10승(7패)을 달성한 유희관은 2015년 30경기 18승(5패) 평균자책점 3.94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해 한국시리즈(KS) 1차전과 5차전에 선발로 나서며 두산의 14년 만에 KS 우승에 앞장섰다. 이후 2016년과 2019년에 KS 우승을 추가했고, 2015년에는 ‘최동원상’까지 수상했다. 

이닝 소화 능력 또한 그를 빛나게 만들었다. 꾸준히 선발로 뛰면서도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해냈다. 프로 무대에서 선발로 첫 시즌을 소화한 2013년 145.1이닝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매해 170이닝 이상 마운드에 오르며 꾸준함을 증명했다.

유희관은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지난 시즌 뒤 많이 고민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은퇴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잘 성장해 베어스의 미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비록 마운드는 내려왔지만, 언제나 그라운드 밖에서 베어스를 응원하겠다”며 “야구로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구단주님, 김태형(55)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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