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일 잠실구장에서 유희관 은퇴 기자회견 열려
유희관, 기자회견 중에 감정 복받치며 눈물 흘리기도
유희관 "두산 베어스를 너무나 사랑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해
20일 잠실구장에서 유희관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20일 잠실구장에서 유희관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잠실구장=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36)이 두산의 유니폼을 벗고 마운드에 안녕을 고했다.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유희관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태형(55) 감독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유희관의 은퇴식을 함께했다. 김 감독은 묵묵히 유희관의 등을 두드려줬다. 앞으로 나아갈 제2의 인생을 응원하는 듯했다. 꽃다발을 전달한 뒤 마지막까지 제자의 손을 꼭 잡았다. 선수단 대표 박세혁(32)과 홍건희(30), 최원준(28)도 함께 포옹하며 떠나는 유희관을 응원했다.

꽃다발 전달식을 마치고 자리에 앉은 유희관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제가 미디어데이나 여러 가지 행사를 경험해서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참 떨린다. 영광스럽고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두산 구단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말을 이어가다 감정이 복받치며 눈물을 보였다.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입단했을 때부터 많이 부족했다. 저를 아껴주신 역대 감독님들 그리고 코치님들, 땀 흘리면서 이 자리까지 함께 달려온 가족 같은 많은 선후배, 동료들에게 모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유희관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이제 그는 두산의 유니폼을 벗고 제2의 삶을 시작하려 한다. “오늘 오기 전까지는 실감이 안 났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있으니까 ‘아 이제 유니폼을 벗는구나’라는 게 실감이 많이 된다”고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또한 “지금도 은퇴가 믿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제가 이런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아 그래도 제가 야구를 정말 열심히 했구나’, ‘여러분들한테 더 다가갔구나’, ‘저는 행복한 선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유희관은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유희관은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유희관과 ‘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프렌차이즈 스타’답게 유희관의 팬서비스는 유명하다. 경기가 끝나고 유희관의 사인을 받기 위해 팬들이 줄을 선다. 그러나 그는 힘든 내색 없이 항상 웃으며 팬들을 반긴다. 사진 촬영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그렇게 유희관은 13년간 두산과 팬을 사랑하며 선수 생활을 해왔다. 선수로서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유쾌했던 선수, 어떻게 보면 또 팬들을 가장 생각했던, 두산 베어스를 너무나 사랑했던 선수로 많이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비록 제가 여기서 더 야구를 못 하고 은퇴를 하지만, 팬 여러분들께서도 두산 후배들을 많이 사랑해두시고, 두산을 넘어서 프로야구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마지막 날까지 팬들을 떠올렸다. “은퇴 선언을 한 뒤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았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이 정말 많았다. 특히 '다시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제 마음을 울렸다”며 “팬 여러분이 없으면 야구 선수, 프로 야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팬들에게 감사함이 많기 때문에, 팬들의 응원을 보면서 저 혼자 울컥하고 많이 슬펐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두산 팬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질책해 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서 진심으로 감사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희관은 이제 제2의 인생을 꿈꾼다. 그는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다. 많이 조언도 듣고 있다. 지금까지 못 만났던 분들을 만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도 받고 있다”며 이어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하겠다. 제2의 인생이 저도 궁금하다. 여러분들에게 그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의 마지막이 다가오자 그의 눈시울이 다시금 붉어졌다. 유희관은 “제가 가진 실력에 비해서 너무 많은 걸 이뤘다. 가진 것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이런 자리까지 생겼다”며 “말하려고 하니 눈물이 난다. 정말 많이 아쉽고 앞으로 언제 어디서 보든 웃는 얼굴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테니 많이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