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러 악재 이겨내야 하는 벤투호
'선제골'이 레바논전 핵심
레바논 홈 관중 입장은 변수
벤투호의 최근 득점 감각은 좋다.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해트트릭을 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2021년 6월 5일 투르크메니스탄과 경기에서 황의조가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FA 제공
벤투호의 최근 득점 감각은 좋다.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해트트릭을 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2021년 6월 5일 투르크메니스탄과 경기에서 황의조가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FA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벤투호가 결전의 땅 레바논에 입성했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오후 9시(이하 한국 시각) 레바논 시돈 사이다에서 레바논을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7차전을 치른다. 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일전이라 할 수 있다.
 
◆여러 악재가 겹친 벤투호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한국은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가졌다. 2차례 평가전은 잘 마쳤으나, 이후 문제가 생겼다. 폭설로 인해 지난 24일과 25일 실내 훈련만 진행했다. 레바논 현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폭설 여파로 공항이 일정 시간 폐쇄됐다. 결국 예정보다 늦게 레바논에 도착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공격의 핵심인 황희찬(26·울버햄턴 원더러스)의 중동 2연전 합류가 최종 무산됐다. 벤투 감독은 두 선수의 회복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며 합류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 생각보다 회복이 더뎠다. 두 선수는 지난 주말 소속팀 경기에서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벤투호는 손흥민과 황희찬 없이 중동 원정에 나서게 됐다.
 
◆레바논은 수비 축구 가능성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레바논에 크게 앞선다. FIFA 랭킹을 살펴보면 한국은 33위, 레바논은 95위다. 그러나 방심할 순 없다. 중동 원정은 늘 어려웠다. 최근 레바논 원정에서 1승 3무 1패를 기록하며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레바논은 A조 4위(1승 2무 3패·승점 5)에 포진하며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국을 상대로 승점 획득을 위해 수비 축구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김대길(56) KBS N 스포츠 축구 해설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레바논이 우리보다 두 수 정도 약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한 수 정도 기량 차이가 나는 팀이 마음먹고 라인을 내리면서 수비하면 그걸 파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레바논은 수비 축구를 구사하면서 역습을 하거나 정지된 상황(세트피스)에서 득점을 노릴 것이다.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짚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공백에도 앞서 플랜 B 선수들이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벤투호는 터키에서 진행한 2차례 평가전에서 9골(아이슬란드전 5-1 승, 몰도바전 4-0 승)을 터트렸다. ‘벤투호 주포’ 황의조(30·지롱댕 드 보르도)도 지난 23일 소속팀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득점 감각이 물이 오른 상태다.

김대길 위원은 “대표팀 분위기를 보면 수비 위주인 상대를 만났을 때 어떻게 밀집 수비를 헤쳐나가야 하는지 감을 잡은 것 같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선제골이다. 선제골이 빠르게 나오면 대량득점도 가능하다. 그러나 골이 늦게 터지면 결국 한 골 승부로 가야 한다. 선제골을 위해서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레바논전 홈 관중은 변수 중 하나다. 1월 15일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득점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KFA 제공
레바논전 홈 관중은 변수 중 하나다. 1월 15일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득점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KFA 제공

◆레바논 홈 관중 입장은 변수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레바논의 홈 관중이다. 레바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래 처음으로 유관중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국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김대길 위원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경기장에 관중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라서 경기력이 좌우된다”며 “레바논 선수들 입장에서는 관중이 함께하면 사기도 높아진다. 경기 집중력도 상승할 것이다. 과거 레바논 쇼크가 일어났을 당시에도 관중의 응원이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가 꼬여버리기도 했다. 이런 부분은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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