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가상세계 구현 기술 ‘디지털 트윈’…제조, 의료 등 활용범위 확대
네이버-카카오, 디지털 트윈 활용한 자율주행 선점 경쟁
LGU+, 디지털 트윈 활용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가상 세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의 일을 제대로 표현해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활용에 기업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어 2000년대 제조업에 처음 도입된 이후 의료, 건설, 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활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CTO가 올해 디지털 트윈 제작 원년으로 선포했다. /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CTO가 올해 디지털 트윈 제작 원년으로 선포했다. /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서비스 핵심 ‘디지털 트윈’…네이버-카카오, 선점 경쟁 가속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 메타버스와 달리 5G, 레이더 등 기술을 결합해 현실 세계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의 핵심인 ‘고정밀지도’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고정밀지도는 자율주행 AI가 정확한 주행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실시간 도로상황과 환경 등을 반영한 일종의 ‘네비게이션’ 역할을 한다. 현재 자율주행은 차량 레이더, 카메라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고정밀지도가 적용된다면 주행 안정성과 성능 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디지털 트윈 기술 상용화를 위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생태계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일 첫 테크 컨퍼런스 ‘NEXT MOBILTY: NEMO 2022’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디지털 트윈 제작을 알렸다.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를 디지털 트윈 제작의 원년으로 삼아 이동의 미래를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 CTO는 “지금까지 모빌리티 시장은 주행, 운행계획 수립과 같은 '인지·판단' 영역의 대부분을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계, 시스템, 인프라를 위해 3차원 공간정보와 경로 계획을 제공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넥스트 모빌리티를 위한 기술 인프라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통해 디지털 트윈 기술 집약체 ‘아크버스’를 공개하고 향후 활용 방안을 밝혔다. 네이버랩스는 아크버스를 활용한 초고밀지도 HD맵을 제작하는 과정도 소개했다. 

네이버랩스가 공개한 영상에는 강남 일대를 스캔하는 자율주행 로봇과 자동차를 통해 복잡한 도심과 도로 상황을 수집해 3D형태로 구현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교통정보 확인 등 다양한 서비스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LGU+
사진=LGU+

산업계, 산업안전 부담 가중…디지털 트윈에서 해결책 찾는다

산업계는 지난달 27일부터 사업장 등에서 인명피해 발생 시 기업의 경영책임자 및 사업주까지 처벌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상 세계에서 장비, 시스템 등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 및 보수 시점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특성을 활용한 통합안전관제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자사가 가진 ICT 기술을 모두 활용해 산업재해방지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U+은 지난해 대한산업안전협회, 센코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반 ‘통합 환경·안전·보건 플랫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종 센서, CCTV, 공간 3D모델링 등을 활용해 각 사업장을 디지털 트윈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LGU+은 통합안전플랫폼을 통해 작업자 안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사고 발생 감지 시 미리 정해져 있는 자동 표준운영절차(SOP)에 따라 사내에 즉시 사고전파를 하고 긴급신고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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