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택배업 진출에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이 택배업 진출에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쿠팡이 택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의 택배 파업이 장기화됐던 사이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를 통해 담당직원을 채용하고, 택배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제3자 물류(3PL)' 시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의 제3자 물류 시장 진출은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운송사업자를 재취득했고, 최근에는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통해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을 늘렸다. 창고 관리와 운송 수단 구매 등을 담당할 직원도 채용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해 경기도 화성과 안성, 충청도 천안 등 7곳에 전국적으로 일반 택배를 배송할 수 있는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이 곳에 등록된 직원은 약 460여 명(지난해 기준)으로 배송용 차량도 수백 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지속적으로 국내 물류망 확대에 힘을 쏟아왔다. 수조원을 투자해 물류망을 구축해 현재 한국 가구의 약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0km내에 있다. 앞서 '로켓배송'으로 물류 혁신을 일으킨 쿠팡은 물류망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제3자 물류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쿠팡이 진출하려는 제3자 물류 시장은 고객기업에 배송·보관·유통가공 등 두 가지 이상 물류기능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쿠팡은 로켓배송 외 상품은 모두 다른 택배사를 통해 배송하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다. 제3자 물류 시장에 진출하면 확실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쿠팡이 벤치마킹하는 아마존도 제3자 물류를 핵심 사업으로 운영 중이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 업체 마켓플레이스 펄스에 따르면 2020년 아마존 전체 거래액은 4900억달러(약 580조 원)로, 이 가운데 제3자 물류 자회사 'FBA(Fulfillment By Amazon)’의 거래액이 3000억 달러(약 355조 원)에 달한다. 
 
쿠팡 역시 제3자 물류를 수익 모델로 삼고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54% 증가한 184억 637만달러(약 22조 2256억원)로 2010년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지만, 연간 영업 적자도 늘었다. 연간 영업적자는 14억9396만2000달러(약 1조8039억원)로, 2018년 1조1138억원 적자를 낸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영업적자에는 지난해 6월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인 3413억 원이 포함돼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1~3분기 매달 300억 이상의 적자를 냈다. 쿠팡의 상장 이전 누적 적자는 4조6700억원에 지난해 적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적자가 6조원을 넘어선다. 
 
이처럼 쿠팡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제3자 물류 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올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료 멤버십 가격 인상과 쿠팡이츠 배달수수료 체계 개편 등이 대표적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 파업으로 택배비 인상 등 택배 시장의 혼란이 가중 됐던 사이 쿠팡의 택배업 진출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사업으로 올해 수치 개선을 확실하게 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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