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 과학자들 "남극과 북극 동시에 기온 상승은 전례없는 일"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그린란드 대륙빙하/사진=연합뉴스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그린란드 대륙빙하/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지구 양쪽 극지방에서 발생하는 놀라운 폭염들이 기후 과학자들 사이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례 없는(unprecedented) 기후 변화가 더 빠르고 갑작스러운 기후 붕괴를 예고할 수 있다는 경고다.

보도에 따르면 남극 대륙의 기온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0도를 상회하는 기록을 보였다. 동시에 북극 근처의 기상 관측소도 얼음이 녹는 징후를 보이고 있고 일부 온도는 30도를 상회하는 기록을 냈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남극은 여름이 지난 이후 급속히 차가워져야 하며 북극은 낮이 길어지면서 겨울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양쪽 극지방이 동시에 이러한 기온 상승을 보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런 양쪽 극지방의 급격한 온도 상승은 지구 기후 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작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전례 없는 온난화 신호가 이미 발생해 극지방 해빙과 같은 일부 변화가 되돌릴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험 요소는 두 가지다. 양쪽 극지방의 폭염은 인류가 기후에 끼치는 피해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는 것과 얼음이 녹는 것은 기후 붕괴를 가속화하는 단계적 변화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북극 해빙이 녹으면서 지구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남극 얼음은 대부분은 육지를 덮고 있기 때문에 이 얼음이 녹으면 지구 해수면이 상승한다.

과학자들은 지금 전개되는 기후변화가 ‘역사적’(historic)이고 ‘전례가 없고’(unprecedented) ‘극적’(dramatic)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 지구 시스템 과학 센터 마이클 만 소장은 “북극과 남극의 온난화는 우려의 원인이며,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증가하는 것도 우려의 원인”이라며 “모델들을 통해 전체적인 온난화를 예측하고 있으나 극단적인 사건들이 모델 예측을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건들은 행동의 시급성을 절실하게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의 전례 없는 기상 패턴은 2021년 일련의 폭염과 미국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면서 이전 기록들을 넘어서고 있는 점이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마크 매슬린 교수는 “나와 동료들은 2021년에 일어난 극한 날씨의 횟수와 심각성에 놀랐다”며 “현재 북극의 기온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기후변화의 새로운 극한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전 NASA 수석 과학자이자 30여 년 전 각국 정부에 지구 온난화에 대해 가장 먼저 경고했던 제임스 한센은 “양쪽 극지방의 온난화는 우려되는 수준이며 올해 북극 해빙은 10년 된 기록을 깨기에 충분할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 평균 해빙 두께가 감소하고 있어 대규모 해빙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빙 면적 감소 영향은 온실 가스(GHG) 증가로 인한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증폭시키는 것”이라며 "GHG는 나가는 열복사를 감소시켜 지구를 가열하는 순 불균형을 유발한다. 검은 바다가 해빙보다 햇빛을 덜 반사하기 때문에 해빙 면적이 줄어들면 지구 에너지 불균형이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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