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팅 베터 보고서 "대형 슈퍼마켓들 1개 가격으로 2개 주는 식의 육류 판촉 강요"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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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들이 건강을 개선하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식단을 더 많이 장려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값싼 고기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선단체 이팅 베터(Eating Better)의 보고서에 따르면, 테스코(Tesco), 세인스버리(Sainsbury's), 아스다(Asda), 모리슨(Morrisons)은 판매를 촉진하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버거와 소시지와 같은 육류 제품에 대해 매주 수없이 많은 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영국과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이 고기를 덜 먹도록 하는 움직임과 상반되게 고기를 ‘강요’(pushing)하는 방법으로, 1개 가격으로 2개를 주는 식의 판촉을 하고 있다.

이팅 베터의 육류 판매 촉진 보고서는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유럽 연구 기관인 퀘스천마크  파운데이션(Questionmark Foundation)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이 연구소는 지난 8월과 9월에 5주 동안 4개의 식품체인점이 웹사이트에 올린 모든 육류 및 생선 판촉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모리슨과 아스다는 각각 1490건과 1352건의 판촉을 실시한 반면 테스코(948건)와 세인즈버리(933건)는 이보다 적었다. 아스다와 모리슨은 육류 제품에 대해 10파운드에  3개, 2개짜리 3개, 1개를 사면 1개를 공짜로 주는 등 다중 구매 제안을 많이 하고 있었다. 세인스버리는 육류 제품에 대한 할인을 이용해 사람들이 육류 제품을 구매토록 설득했다.

이팅 베터의 전무인 사이먼 베일링은 “슈퍼마켓들은 보고프 버거, 소시지, 그리고 원산지를 알 수 없는 값싼 치킨을 대량으로 우리에게 퍼붓고 있다” 며 “빅 4 슈퍼마켓들은 고객들에게 판촉이 없었을 때보다 더 많은 고기를 사도록 부추김으로써 자신들의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영향으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은 고기를 먹고 있다. 값싼 고기를 바구니에 넣는 것은 지구를 파괴하고, 막대한 온실 가스를 배출하며, 토지나 물과 같은 귀중한 자원을 엄청나게 요구하는 집약적인 동물 사육을 지원하게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아스다 측은 “우리는 고객에게 육류 없는 대안을 제공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식물 기반 제품군을 50%까지 확장했으며,  2023년까지는 식품 기반 제품 매출을 두 배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고 반박했다. 

세인스버리 측 역시 “이 보고서는 '모든 사람이 더 잘 먹을 수 있도록 돕기' 라는 우리의 약속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건강하고 다양한 식단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과일·채소·곡물·육류·생선 등의 제품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데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영국의 육류 섭취량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평균의 거의 두 배를 섭취하고 있다. 지난 7월에 발표된 국가 식량 전략소(National Food Strategy)의 보고서에 따르면 식이 건강의 병폐와 기후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영국인들은 2032년까지 육류 섭취를 30% 줄일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10년 이내에 영국인들은 식단을 크게 변경해야 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다. 구체적으로는 과일과 채소를 30% 더 섭취하고, 섬유질을 50% 더 섭취해야 한다. 반면 지방·소금·설탕을 함유 한 정크 푸드를 25%덜 섭취하고, 고기를 30% 덜 섭취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기후 변화 위원회(climate change committee)도 역시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고자 하는 영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기 섭취량을 20~50%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팅 베터의 전무인 사이먼 베일링은 “슈퍼마켓은 육류 판매를 줄이는 대신 야채와 건강한 식물성 단백질을 더 많이 홍보함으로써 우리와 우리의 지갑 그리고 지구를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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