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구FC 전경/사진=쿠팡 제공
쿠팡 대구FC 전경/사진=쿠팡 제공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영남권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물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서울·경기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익일배송 서비스를 영남권으로 넓히면서다. 업계는 영남권으로 권역을 확대해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가 그간 쉽사리 지방으로 진출하지 못한 건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면적 대비 인구가 적어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배송 비용에 비해 객단가가 낮은 것도 지방 진출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 되고 전국적으로 익일배송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유통업계는 본격적인 진출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 24일 국내 최대 규모 물류시설을 대구에 건립했다. 3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최첨단 설비로 미래형 혁신 물류 모델을 제시하고 2500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포부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FC는 남부권을 아우르는 전국 단위 물류시스템의 핵심 거점"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권역을 확장하게 되면 지역 소상공인들의 해외 진출에도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대구FC를 통해 지역에 25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대구 소상공인에게 더 많은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전국 최대·최첨단 타이틀에 걸맞은 물류 인프라를 통해 지역 경제 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부산 지역 내 3만㎡의 부지를 활용해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시에 22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SSG닷컴은 이 곳을 하루 최대 20만건 상품 배송이 가능한 남부권 물류의 핵심 거점(RDC(Regional Distribution Center, 광역물류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식료품 등 그로서리 상품을 포함한 패션,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도 고객이 주문한 다음날까지 부산과 울산을 아우르는 영남권 전역에 배송이 될 전망이다. 
 
부산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약 1300여 명의 지역 신규 채용도 이뤄질 예정이다. 근무 강도는 낮추고 운영 효율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물류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스마트 시스템'도 도입된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으로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부산시의 그린 스마트 도시 구현에도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도 하반기를 기점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지방 권역으로 본격 확대한다. 충청권을 시작으로 영남권 등으로 새벽배송 서비스 권역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방 권역 물류 거점으로 디지털커머스 전용 물류센터를 추가 확보하는 방안과 함께 전문 물류 회사와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등의 논의가 구체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7월 대구를 시작으로 12월에 부산·울산 등으로 샛별배송을 확장하고 운영해오고 있다. 마켓컬리 물류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이 직접 맡아 컬리의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주문 상품을 포장해 1차로 내려 보낸 후 부산, 울산 각 물류거점에서 소비자의 집 앞으로 최종 배송된다. 부산, 울산 지역도 콜드체인이 적용된다. 
 
그동안 업계는 인구밀집도가 다소 낮은 지방에 물류센터를 짓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물류센터를 짓는데 큰 비용이 들고,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업체 간 빠른 배송 경쟁이 심화되고 익일배송 전국화를 목표로 하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지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익일 배송을 지방으로 확대해 지역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게 중요 경쟁력이 됐다"며 "빠른 배송 경쟁이 날로 격화되는 만큼 지역에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역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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