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화당 의원들 '기후 극단주의'라는 단어로 공격..입법 무산 규제 축소 위기
바이든 사회 지출 법안 통과되면 배출량 25% 줄일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유가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따른 유가 상승을 잡기 위해 향후 6개월간 매일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략 비축유 대거 방출 발표하는 바이든/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유가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따른 유가 상승을 잡기 위해 향후 6개월간 매일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략 비축유 대거 방출 발표하는 바이든/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미국 바이든 정부의 환경정책이 1년만에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후 이슈가 사라지고, 공화당 의원들이 ‘기후 극단주의’라는 단어로 공격하며 관련 입법을 무산 시키는 등 올 가을 미국 중간 선거를 겨냥해 바이든의 기후정책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바이든 정부가 지구 온난화와 싸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공언하고 백악관에 입성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기후 의제가 지연·축소·해체될 수도 있는 법적·입법적·정치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기후 행동을 위한 바이든의 두 가지 주요 방법은 입법과 규제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바이든 측근들조차 현재 그의 기후 계획의 입법적 중심축이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될 위기이며, 자동차 및 발전소의 오염에 대한 엄격한 규제들도 대법원의 보수적 다수파에 의해 축소되거나 저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지난 여름 7개 주를 휩쓴 산불, 폭염, 홍수 등 기후 재해에 대한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공화당과 석유 회사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중요성이 덜하다고 대담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 유가를 낮추기 위해 전략 석유 비축소에서 하루 100만 배럴의 석유를 180일 동안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유럽이 러시아의 공급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천연가스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환경단체들은 과학자들이 화석 연료 사용을 급격하고도 신속하게 줄여야 하는 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두 가지 움직임들이 화석연료 시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든 정부는 이 같은 조처는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일 뿐, 장기적인 에너지 독립은 풍력·태양열 및 기타 재생 가능한 자원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바이든은 “우리와 전 세계는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배가하고 전 세계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연방정부 전체에 기후 정책을 심으려는 바이든의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최근 사라 블룸 라스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 후보 지명은 조 맨친 상원의원이 기후변화가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그녀의 견해에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또 맨친 상원의원과 공화당은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에 새로운 가스 파이프라인을 승인할 때 기후 영향을 고려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공화당 존 바라소 상원의원은 바이든이 제안한 2023년 예산안을 ‘기후 극단주의’(climate extremism)라고 공격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에너지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녹색 에너지 계획에 더 많은 납세자의 돈을 쓰기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화당은 올 가을 중간 선거를 겨냥해 바이든 정부의 기후 의제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정치 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셀로드는 “팬데믹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은 기록적인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석유와 가스 생산을 증가시키라는 엄청난 압력으로 이어졌다”며 “이것은 모두 선거의 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는 바이든 정부가 2030년까지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2조2000억달러의 기후 및 사회 지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와 전기 자동차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안된 약 3000억달러의 세금 우대 조치가 포함돼 있다. 이 법이 제정되면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25% 줄일 수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목표치의 절반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이 연말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공화당은 11월에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안은 폐기될 처지에 놓인다.  

민주당 원내총무 척 슈머 의원은 “기후 변화에 맞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가장 강력한 기후 변화 법안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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