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갤럽 1000명 대상 조사...특히 남부와 서부 사람 수치 더 높아
극한 날씨 영향받은 사람들의 63%... 지구 온난화에 대해 ''매우 걱정'
고속도로 따라 번지는 미 캘리포니아 산불…주민 대피령/연합뉴스
고속도로 따라 번지는 미 캘리포니아 산불/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미국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3명 중 1명은 지난 2년 동안 개인적으로 극한 날씨 현상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극한 날씨란 평상시 기후의 수준을 크게 벗어한 기상현상을 뜻한다. 

갤럽이 50개 주와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약 1000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3%가 2020년 이후 극한 날씨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허리케인과 눈, 얼음 폭풍, 눈보라와 같은 겨울 날씨가 가장 흔한 극한 날씨 현상으로 언급되었으며, 그 다음이 극심한 더위와 홍수였다. 이번 설문의 오차범위는 ±4% 포인트다.

극한 날씨 사건을 겪은 곳은 미국 남부와 서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큰 산불과, 텍사스에서 발생한 얼음 폭풍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실제 남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극한 추위, 허리케인 또는 토네이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서부 지역 주민들은 가장 많이 직면한 극한 날씨 현상으로 산불, 극한 더위, 가뭄을 꼽았다. 

반면 동부인들은 홍수와 허리케인이 가장 흔했다는 반응을 보였고, 중서부인들은 홍수와 토네이도와 함께 눈이나 얼음 폭풍을 꼽았다.

모든 극한 날씨가 기후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태도가 극한 날씨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발견했다. 

극한 날씨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63%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매우 걱정한다'고 말했으며, 극한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33%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극한 날씨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64%는 기후 변화가 평생 동안 삶의 방식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극한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36%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겪은 사람들의 67%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48%는 정부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수십 차례의 악천후로 인해 각각 10억달러(1조1200억원)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기후 재해는 2021년에 20건, 2020년에 22건을 기록했다. 

NOAA의 국립 환경 정보 센터에 따르면 작년에 이러한 기후 재해로 인해 총 1450억(약 178조9300억원)달러의 피해가 발생했고 최소 688명이 사망했다.

여기에는 며칠 동안 텍사스의 대부분을 마비시킨 치명적인 얼음 폭풍, 오레곤과 워싱턴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염, 멕시코만을 따라 여러 주를 휩쓴 허리케인 니콜라스, 루이지애나에 상륙한 허리케인 이다(Ida),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콜로라도의 큰 산불 등을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후 재해의 급증에 대해, 미국이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더 자주 발생하는 극한 날씨 현상을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기후 위험에 대한 계획을 총괄했던 앨리스 힐은 당시 “이러한 사건은 우리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기후에 맞추어 우리의 도시와 커뮤니티를 건설해왔다”고 말했다. 

기후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기후 재해에 대비하는 데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국가와 세계가 적응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며 “국가가 기후 변화를 주도하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충분히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곧 회복력의 가장자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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