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5연승 질주에도 관중 1000명도 입장 안해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출범 4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가 대위기를 맞았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100% 관중 입장에 '치맥'(치킨과 맥주)까지 허용된 상황이지만 경기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새 시즌을 맞은 KBO리그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글 경험한 양현종(34·KIA 타이거즈)과 김광현(34·SSG 랜더스), 신인 김도영(19·KIA)과 문동주(19·한화 이글스) 등이 한 자리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참담하다.
12일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격돌한 고척스카이돔에는 77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같은 날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가 맞붙은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는 3488명, LG 트윈스와 SSG가 대결한 서울 잠실야구장에는 6028명이 들어왔다. 특히 고척은 코로나19 시국으로 관중 입장이 제한된 지난 2년을 제외한 이래 프로야구 역대 최저 관중 입장 불명예 기록을 썼다.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2)가 KBO리그 데뷔 후 첫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열광한 경기장에서 팬은 1000명을 넘지 않았다. 다음 날인 13일 4-4로 맞선 연장 12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 강민국(30)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5연승을 내달렸지만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키움은 14일 오전 기준 4위(6승 4패)에 올라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의 흥행 저조는 경기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일부 선수들이 신분을 망각하고 방역지침을 어긴 채 술판을 벌였다. 여기에 3차례 음주운전을 저지른 강정호(35)의 임의해지 복귀 절차를 밟아 논란을 키웠다. 잘못된 행동을 다그치지 않고 '야구로 갚겠다'는 어이없는 말로 얼버무려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다. 1, 2위 대결에 역대 개막 최장 연승 타이기록이 걸려 있던 13일 잠실구장도 4500명을 가까스로 넘겼다.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전이 펼쳐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도 1918명만 입장했다.
허구연(71) 신인 KBO 총재는 지난달 30일 취임사에서 "저는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 올라온 구원 투수라고 생각한다. 아직 KBO와 야구계를 아끼고 사랑하는 팬들이 있어 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위기에 놓인 프로야구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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