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굴로벌 보험사들 여행 목적이나 동반자 맞춰 보장하는 상품 제공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행 관련 보험은 여전히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이에 보험전문가들은 여행의 방식이 과거와 달라진만큼, 여행보험 상품도 현실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시장의 패러다임 변환을 요약하자면 ▲일상과 여가의 결합 ▲유연함과 편리함 추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며 여행지에서 업무를 보는 이들이 증가해 ‘워케이션(Work+Vacation)’이란 합성어도 등장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이동을 최소화하고 한 지역에 머무르며 체험하는 방식의 야외활동이나 레저활동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캠핑·차박·골프·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점을 꼽을 수 있다. 

한국경총이 MZ세대 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괜찮은 일자리의 판단기준이 워라밸, 즉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지는 일자리라고 답한 이들이 6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흔히 생각하는 답이라 할 수 있는 보상은 43.3%로 뒤를 이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명승지를 돌아 보는 틀에 박힌 스타일의 여행보단 자기주관이 뚜렷한 여행자가 늘고 있는 것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이 중심이다.

취업정보기업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9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8.4%가 올해 여름휴가를 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지난 몇 년간 제대로 휴가를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함이다. 지난 2020년 진행된 같은 설문 조사에서 26.8%만이 여름휴가를 가겠다고 답했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또한 휴가 계획이 있는 이들 중 23.6%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의 8.7%에 비해 2.7배가 늘어난 것이다.

엔데믹 시대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그동안 억눌렀던 해외여행의 욕구가 가시화되고 있다. 2022년 1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해외여행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80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닌 만큼, 여행의 일정 등은 변동성이 크다. 이는 갑작스런 거리두기 단계 상승이나 도시 봉쇄 등으로 항공권이나 숙소 예약을 취소하는 등의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직 국내 보험사들은 포스트코로나시대에 맞는 보험 상품 출시에 더딘 실정이다. 앞서 언급한 여행 중 돌발변수로 인한 보장은 해외여행보험에서 항공기·수화물 지연비용 정도에 불과하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장기화와 여행보험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아직 여행 취소나 중단 등과 관련한 보장은 없는 실정이다.

그에 반해 글로벌 보험사들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AIG보험의 경우 레저 활동을 겸한 특약이나 반려견과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특약 등, 여행의 목적이나 동반자에 맞춰 보장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처브가 선보인 골프 여행자 보험은 일정 취소에 따른 그린피 보장, 골프 장비 도착 지연에 따른 손실 등을 보장한다. 알리안츠는 번지점프, 스쿠버다이빙, 낙타 타기 체험 등 70여 가지 스포츠 및 레저 활동을 보장하는 보험을 선보였다.

악사를 비롯한 다수의 보험사들은 계약자의 여행 일정이 취소될 경우, 여행 경비를 일정 한도까지 보장하는 여행취소보험(Cancel For Any Reason, CFAR)을 제공한다. 통상 환불이 안 되는 여행예약 후 14일 이내 가입이 가능하며, 일반 여행보험에 비해 보험료는 40~60%까지 높지만, 여행 취소 때 경비의 50~75%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국내 실정을 보면 아직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보험사는 없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반려동물보험, 여행보험 등 소액단기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소액단기전문 보험업제도(미니보험업제도)’를 도입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규로 등록한 업체 수는 하나도 없다.

이는 기존의 보험사들이 많은 상품을 내놓은 것도 이유지만 미니보험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보고 신규 설립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미니보험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다가 지주 차원에서 BNP파리바카디프손보를 인수하자 계획을 철회한 신한라이프와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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