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금융노조가 윤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에 대해 "전문성으로 포장된 부적격자"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는 17일 성명을 내고 "전환의 시대를 맞아 발생되는 현안들을 해결하고 최적의 정책을 수립, 실천할 수 있는, 그리고 높은 윤리성과 책임의식으로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금융수장 후보를 재차 물색할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김 협회장에 대해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를 거친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지만 수많은 구설수에도 역시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노조가 빌미를 잡은 건 우선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재직 당시인 2008년 6월 MB정부에서 결정된 산업은행 민영화 계획을 추진한 당사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바로 얼마 뒤에 벌어질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내다보지 못하고 국내 산업계와 자본시장의 시장안전판이 되어야 할 한국산업은행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만들어 동양그룹 해체 등 수많은 피해를 양산하고 나서야 5년 만에 백지화된 명백한 정책실패의 전형"이라고 주장한다.
금융노조와 산하 한국산업은행지부(위원장 조윤승)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강하가 반발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1년 3월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가 국내법상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산업자본인지 여부에 대한 법적 논란이 일었을 때,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책임자 중 한 명이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을 맡고 있었던 김 협회장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이후 2014년 론스타가 해외골프장 등을 소유한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아직도 론스타의 투자자와 국가간 중재(ISDS)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그를 금융당국 수장으로 임명하는 게 타당한 인사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김주현 협회장은 지난 2012년 최수현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경합해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한다. 이후 2016년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는데, 이와 같은 행보는 전관예우 차원을 넘어선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는 게 금융노조의 주장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4전 5기 끝에 민영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금융 지분을 갖고 있던 특수관계인인 예금보험공사의 전임 사장이 우리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이동한 것에 문제제기하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을 '모피아 전성시대'가 돌아왔다고 말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경제수석 비서관에 이어 금융위원장 마저도 기획재정부 출신이 내정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