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영국 국제 학술지 '환경연구회' 보고서 발표
대기에서 제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 추정 못해 점은 아쉬워
생산 시설 폐쇄 방법 구체적 제시도 부족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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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된 목표인 1.5도로 제한하려면, 현존하는 화석연료 생산시설의 거의 절반이 조기 폐쇄돼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구 온난화의 최악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모든 새로운 화석연료 개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것을 넘어서는 결과라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국제 학술지인 환경연구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2만5000개 이상의 유전과 가스전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고 탄광의 새로운 데이터 세트를 만들었다. 

이 연구는 새로운 기술들이 석탄, 석유, 가스의 연소를 보상하기 위해 대기로부터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음으로써 더 냉엄한 결론에 도달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가한 국제지속가능개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그레그 무티트 박사는 “일부 기존 화석연료 면허와 생산은 취소하고 조기에 단계적으로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이것을 어떻게 공정·공평한 방법으로 정면으로 대처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화석 연료 이해당사자들의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의 다른 주요 저자인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의 켈리 트라우트는 “우리 연구는 새로운 화석 연료 기반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응이 아니라는 점을 강화한다”며 “세계는 이미 너무 많은 석유와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생 에너지와 효율성 조치의 도입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미 개발된 땅과 광산이 완전히 개발되고 연소될 경우 936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개발된 화석 연료의 40%가 땅에 남아 있어야 지구 온도 상승이 1.5도에서 멈출 확률이 50 대 50이라고 계산했다. 배출량의 절반은 석탄, 3분의 1은 석유, 그리고 5분의 1은 가스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개발된 매장량의 거의 90%가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 20개국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문제는 이번 연구가 기업들이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린 프로젝트만 고려했다는 점이다. 이는 화석 연료를 추출하기 위해 굴착기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데 수십억 달러가 더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연구인 2021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대니얼 웰스비가 이끄는 연구는 모든 알려진 매장량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석탄의 90%, 석유와 가스의 60%가 개발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웰스비는 “이 연구는 지구 온난화가 제한될 경우 지상에 얼마의 양이 남아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래에 기술로 대기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지는 추정하지 않았다. 

그레그 무티트 박사는 “이러한 기술들은 규모 면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며 “자금 조달이나 거버넌스 측면에서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화석 연료 생산 시설을 폐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그것을 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그레그 무티트 박사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석유·가스 회사와 일부 석탄 회사가 에너지 헌장 조약(ECT)과 같은 조약을 통해 그들의 투자와 그들의 수익성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한 법적 인프라 문제일 것”이라며 “에너지 헌장 조약은 기업들이 손실된 이익에 대해 정부를 고소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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