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대부분의 식품업체가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한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효과가 반영됐다. 하지만 1분기의 안정적인 실적과 달리 2분기부터 남은 한 해의 실적은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국제 곡물 가격은 무섭게 뛰는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도 밀 수출 금지로 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매출 1위인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4조3186억 원(대한통운 제외)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364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 감소했다. 식품 원·부자재가 폭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상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9868억원, 영업이익은 21.5% 감소한 428억원을 기록했다. 동원F&B는 연결기준 실적으로 올 1분기 매출액 9479억원, 영업이익 3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28% 줄었다.

라면업계는 실적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부터 가격을 인상한데다 해외의 K-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나타난 결과다. 농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34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7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오뚜기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59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올랐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 등의 원가율 개선과 매출 증가 대비 판관비 비중이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돼 영업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분기 최대 실적인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71% 증가했다. 수출물량 증대,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국내와 해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제과업계에서는 SPC삼립이 호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했다. 매출은 70248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8억2000만원으로 25.3% 늘었다.

SPC삼립 관계자는 "베이커리 실적뿐 아니라 엔데믹 체제 전환 기대에 따라 B2B 거래, 휴게소 등 푸드 및 유통 실적이 증가하면서 매출과 손익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2월 24일 출시된 포켓몬빵의 매출 기여도는 베이커리 전체 매출의 5% 미만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매출액 6532억 원, 영업이익 108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올랐다. 영업이익은 6.5% 성장했다.

롯데제과는 매출액 5058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0.98% 감소했다. 사업구조 개선 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 등으로 수익이 감소했다는 사측의 설명이다. 하반기 롯데푸드와의 합병 성사 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다수의 업체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2분기 이후부터는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국제적으로 식량 위기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인도의 밀 수출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시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을 재개했지만 내수시장용으로 1000만톤을 유지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식량 위기가 거듭되며 식품업계의 수익성은 하락될 전망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수익 개선이 힘든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제품의 가격을 올릴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은 만큼 가격 인상도 조심스럽다면서도 국제 가격 시세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를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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