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는 오는 6월  헤이리 마을에 갤러리를 정식 오픈하고, 미술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이랜드 제공
이랜드는 오는 6월 헤이리 마을에 갤러리를 정식 오픈하고, 미술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이랜드 제공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국내 미술시장의 유례 없는 호황에 유통가의 미술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오프라인 갤러리를 짓거나 모바일 미술관을 여는 등 형태도 다양하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인테리어를 위한 미술품 구입과 재테크를 위한 '아트테크'가 확산한 덕분이다. 
 
25일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시장은 9157억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올해는 1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812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미술시장 수요에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자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랜드는 오는 6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문화예술재생 콘셉트의 갤러리를 오픈하고 미술 시장에 진출한다. 1층, 지하 1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330㎡와 990㎡ 규모다. 
 
이래드는 18년간 이어온 한국·중국 신진작가 지원 사업을 토대로 이번 갤러리를 오픈하게 됐다. 이 가운데 장학금을 받거나 지원금을 받은 작품 중 전시 가치가 있는 500여 점을 골라 갤러리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갤러리 개관은 훌륭한 작품 세계를 갖춘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는데 의의가 있다"며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 국내외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멋진 작가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컬처사업팀을 신설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지난 2월 론칭한 모바일앱 컬처전문관 '방구석 컬처관'에서는 인기 작가 작품들이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한상윤 작가의 작품은 600만원대 고가 작품을 포함해 원화 6점이 완판됐다. 또 지난 3일 판매한 김지희 작가의 ‘실드 스마일’(Sealed Smile) 시리즈 원화 작품 12점은 순식간에 완판됐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MZ세대의 영향력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방구석 컬처관의 지난 4월 주문액은 전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는데, 고객 중 절반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아트테크'와 '아트 플렉스' 현상이 생겨나면서다. 미술품을 통해 재테크를 하거나 미술품으로 재력을 과시하는 행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미술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미술의 디지털 전환은 미술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그동안 오프라인을 통해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정보를 교류했다면 최근에는 SNS나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모바일 기기 활용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해 모바일앱에 디지털 아트 갤러리 '아트갤러리 with 서울옥션'을 오픈했다. 로그인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전시를 관람하고 미술품의 온라인 경매에도 참여할 수 있다. 
 
모바일 갤러리에서 지난 3월 처음 열린 전시 '제로베이스: 디에딧'은 신진 작가 19명의 작품 128점으로 꾸려졌다. 이중 51점의 작품은 낙찰시 실물 작품과 함께 NFT(대체불가능토큰) 작품도 제공해 관심을 모았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경매가 책정 방식에서 벗어나 0원부터 시작되는 제로베이스 경매로 미술품 경매 시장의 문턱을 낮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문화예술 시장이 확대되고, MZ세대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컬처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