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국정농단과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을 알린 이화여대 사태에 빠질 수 없는 이슈 중 하나는 소녀시대다.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는 ‘이대로’ 라는 가사 때문에 이화여대 재학생들이 교내 농성 당시 운동가로 자주 불렀다. ‘다시 만난 세계’는 이대생뿐 아니라 촛불집회에까지 울려 퍼지면서 민중가요의 새 패러다임이 됐다. 이 노래를 부른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로 활약하는 임윤아(윤아)도 ‘다만세’의 합창에 관심을 가졌다. 윤아는 “그런데 왜 그 노래였냐”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2016년 ‘더 K2’에 이어 2017 정유년을 배우 임윤아로 안방극장을 찾는 각오를 들어봤다.

-햇수로 3년 만의 드라마 컴백이었다.

“작품에 도전하는 의미가 컸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며 느끼고 배운 점이 많았다. 좋은 에너지를 간직하고 다음 작품에서 보완하겠다.”

-배우로 국내 공백기가 컸다.

“작품을 고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 기다렸고 결정을 하지 못했다.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늘 하던 연기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아예 확 변신해 짠 하고 나오는 게 좋을지 말이다. ‘더 K2’를 하면서 연기가 더 궁금하고 잘 해보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반면 중국 드라마 출연작의 인기가 대단했다고.

“사극 ‘무신조자룡’에 출연했는데 시청 조회수가 백억 뷰가 나왔다. 쑥스럽다.”

-이번 작품 역시 그동안 연기한 캔디 캐릭터의 변주 아닌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도 불구, 꿋꿋하게 이겨가는 캐릭터가 많았다. 그러나 안나는 아픔이 더 부각돼 보였고, 강하게 비치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어떤 상대를 만나는가에 따라 변하는 감정선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해 스스로 아쉽다.”

-절대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않아야 하는 존재였다.

“개인적으로 아쉽다. 복잡한 상황을 표현했어야 하는데 상황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다만 함께 호흡을 맞춘 (송)윤아 언니의 강한 에너지가 연기하는 동안 나까지 끌어올려 이 정도로 연기가 나왔다.”

-지창욱과는 첫 호흡임에도 돋보이는 멜로 연기였다.

“지창욱이 맡은 제하는 안나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지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서서히 빠져가는 모습의 과정의 표현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설명으로라도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지창욱과의 호흡을 얘기하자면.

“원체 상대를 잘 끌어주는 편이더라. 스페인에서 첫 연기를 시작했는데 엔딩 키스신도 포함돼 있었다. 순식간에 친해져야 해서 다양한 주제와 분야로 대화를 많이 했다. 키스신을 찍어야 하는 목적 때문이었다. 스페인에 갈 때는 말 한마디 안 했는데 (한국으로) 올 때는 매우 친해졌다.”

-키스신 촬영은 어땠나.

“다락방 장면은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이었다. 다들 피로 누적으로 숙연한 가운데 진행됐다. 집중도가 높았다. 스페인에서의 엔딩 키스는 관광객이 많아 다녀 쑥스러웠지만 창피해하지 말자는 마음에서 촬영한 기억이 난다. 소녀시대 단체 채팅방에서는 키스신을 보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극중 제하 같은 남자 실제라면 어떤가.

“이름도 모르는 남자 아닌가. 여자를 보호할 줄 알고 소중해하는 면들이 좋다. 멋있지 않나. 위험한 상황이 와도 든든하다.”

-캐릭터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안나의 다른 색깔에 이끌렸다. 사람은 누구나 밝음과 어두운 면이 있지 않나. 내 안에 안나의 감성이 있겠다고 느꼈다. 혼자 있을 때는 밝은 모습보다 안나 같은 분위기가 나온다. 다만 아직 캐릭터를 내 것으로 만드는 스타일이 구축되지 않았다. 더 많이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를 확고하게 만들어 가고 싶다. 캐릭터를 구축하는 시간도 빨라질 테고.”

-반면 캐릭터에서 빠져 나오는 것은 어떤가.

“비교적 빨리 작별하는 편이다. 그래서 펑펑 우는 장면을 찍으면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역할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송윤아의 악녀 연기도 한 몫을 했다.

“매력 있는 악역이다. 윤아 언니의 연기를 보면서 악역을 하려면 이만큼 에너지가 필요하구나, 나는 아직 부족함을 느꼈다. 아직 도전해보지 못한 캐릭터인데 연기를 통해 디테일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새해의 차기작은 사극이다.

“‘왕은 사랑한다’에서 임시완과 호흡을 맞춘다. 중국에서 사극을 했지만 국내서는 처음이다. 도전인 셈이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스스로도 궁금하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현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