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낮은 공사비 등으로 정비사업 수주 포기 늘어
건설사 우위에 조합들 수의계약이라도 다행
정부의 주택공급 확장 계획 차질 우려돼
서울 내 아파트 공사현장. / 연합뉴스
서울 내 아파트 공사현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인플레이션과 공급난 심화가 건설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건설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건설사들은 정비사업 수주전에 조심스럽게 나서고 있다. 무리한 입찰은 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3차 입찰이 유찰됐다. 이날 오후 2시 마감까지 어느 건설사도 입찰을 하지 않았다. 우동3구역은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9층 아파트 2918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총공사비 9200억원 사업이다. 

한달 전에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참여해 관심을 나타냈던 대형 사업이 유찰된 것에 대해 업계에선 조합이 내건 조건이 너무 무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조합이 내건 공사비와 건설사가 원하는 공사비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조합이 입찰보증금 700억원, 미분양 시 대물변제, 서울 강남에 준하는 특화설계 등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건설사 수주 포기는 최근 들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1조2000억원짜리 경기도 성남시 수진1구역 시공사 선정 당시에도 공사비가 낮자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비슷한 조건의 성남 신흥1구역 역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는 보이지 않았다. 

인플레이션과 불안정한 공급망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건설인력 부족으로 인건비도 상승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로선 낮은 공사비를 받으면서 수주를 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지금보다 건자재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때문에 확실하게 사업성이 보장된 사업지에만 입찰을 하겠다는 자세다. 

조합으로선 건설사가 단 한곳이라도 입찰해 공사가 진행만 되면 다행이다. 최근 정비사업에서 수의계약이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 1위 현대건설은 7곳 모두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GS건설은 6곳 중 5곳, 포스코건설은 5곳 중 3곳이 수의계약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공급확대를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개편해 분양가를 올리고 분양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기본형 건축비 인상도 계획하고 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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