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시절 로벨 가르시아. /AP 연합뉴스
빅리그 시절 로벨 가르시아. /A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 덕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 상한액인 100만 달러(약 12억9600만 원)를 들여 영입한 리오 루이즈(28)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짐을 쌌다. 그는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5(84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 10득점, 장타율 0.262, OPS(출루율+장타율) 0.496에 그쳤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ㆍ스탯티즈 기준)이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0.21)에 그쳤다.

그러나 LG는 외국인 타자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팀이다. 26일 오전까지 팀 타율과(0.266) 홈런(55개), 타점(331), 득점(353), 출루율(0.340), 장타율(0.394), OPS(0.734), 타격 종합 WAR(14.99), wRC+(조정 득점 창출력ㆍ113.5)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KIA 타이거즈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루이즈를 방출한 5월 30일 이후에도 타율 2위(0.273), 홈런 공동 5위(16개), 출루율 2위(0.352), 장타율 1위(0.410), OPS 2위(0.762)로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LG 트윈스 문보경. /LG 제공
LG 트윈스 문보경. /LG 제공

특히 최근엔 '젊은 피' 문보경(22)과 손호영(28)의 활약이 돋보인다. LG의 핫코너를 책임지는 문보경은 6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5일 KT 위즈전까지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429(49타수 21안타), 1홈런, 6타점, 9득점, 출루율 0.500, 장타율 0.612, OPS 1.112를 기록 중이다.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6월 타율 전체 1위, 출루율 4위, 장타율 6위, OPS 4위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0.424(33타수 14안타), 2루타 5개로 더 좋다. 

손호영은 미국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을 거쳐 2020년 LG에 입단한 '해외 유턴파'다. KBO리그 입단 3년 차에 비로소 빛을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간 31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그는 주전 2루수 서건창(33)의 부상과 유망주 송찬의(23)의 부진 속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6(43타수 11안타), 12타점, 11득점, 출루율 0.340, 장타율 0.558, OPS 0.898을 기록하고 있다. 6월에만 홈런 3개, 3루타 2개로 만만치 않을 장타력을 과시하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이긴 했으나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류지현(51) LG 감독은 “손호영은 경기에 앞서 정신적으로도 준비가 완전히 된 모습이다. 선발로 나가든 경기 중간에 교체 출장을 하든 정신 무장이 되어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이전부터 장점이 많았는데 이제는 정신적으로도 준비가 되면서 여유가 보인다"고 칭찬했다.

LG 내야는 새 외국인 타자 로벨 가르시아(29)의 가세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LG는 지난 5일 가르시아와 계약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우투양타 내야수다.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와 계약한 뒤 2019년 컵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잠시 빅리그를 경험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올해 3월 컵스에 다시 입단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시즌 77경기 타율 0.174, 6홈런, 19타점이다. 마이너리그에선 7시즌 동안 타율 0.236, 60홈런, 235타점을 올렸다. 올해는 컵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아이오와 컵스에서 타율 0.295, 12홈런, 30타점으로 활약했다.

가르시아는 24일 한국 땅을 밟았다. 25일 잠실구장 실내 훈련장에서 몸을 푼 뒤 1군 경기가 열린 수원 KT위즈파크로 이동해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눴다. 26일엔 황병일(62) 수석코치, 모창민(37) 타격 보조코치 등이 지켜보는 앞에서 타격 훈련을 소화했다. 황 수석코치는 이날 훈련이 끝난 뒤 가르시아에 관해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좋아 보였다. 장타를 잘 만들어내고, 배트 스피드도 좋은 타자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가르시아는 수비에서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1루수와 2루수, 3루수에 유격수까지 내야 모든 포지션에 출전했고, 마이너리그에선 좌익수와 우익수까지 소화했다. 주 포지션은 2루수와 3루수다. 류지현 감독은 "영상을 보니 수비에는 안정감이 있었다"고 기대했다.

가르시아는 문보경, 손호영과 포지션이 겹친다. 자연스럽게 치열한 주전 다툼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새 외국인 타자의 합류가 LG 토종 내야수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