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수원 서포터즈 모습./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 박종민] 흔히들 ‘행복은 성적 순일까’라는 물음들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다. 좋은 성적이나 성공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는 인생뿐 아니라 스포츠에도 적용된다. 팬들은 대개 자신이 응원하는 팀 또는 선수의 승리와 패배에 일희일비하기도 하지만, 설령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팀이나 선수들의 노력 자체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응원팀으로 인해 행복했던 이유’에 대한 응답을 보면 절반에 가까운 47.9%는 ‘상황에 관계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가장 큰 행복감을 느꼈다. ‘많은 승리(14.5%)’와 ‘많은 득점(10.9%)’에 행복해 하는 팬은 10명 중 각각 1명 정도에 그쳤다. 지난 8월 야구행복지수 설문 결과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23.9%)’이 ‘많은 승리(19.5%)’와 ‘많은 득점(10.9%)’을 제치고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베테랑들의 활약(10.1%)’을 꼽는 이들도 많았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데도 특유의 경험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베테랑들의 모습에 듬직함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K리그 상위 스플릿 포함(4.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획득(3.6%)’, ‘신인들의 활약(2.7%)’, ‘K리그 클래식 잔류 또는 재승격(2.7%)’, ‘적은 실점(2.4%)’ 순이었다.

‘올해 응원팀으로 인해 행복했던 이유’ 1순위부터 3순위까지 모두 더한 종합순위(총 300%)도 ‘열심히 하는 모습(77.8%)’이 가장 많았고 ‘베테랑들의 활약(50.6%)’, ‘많은 승리(40.5%)’ 순으로 나타났다.

구단별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성남FC(72.7%), 수원 삼성(68.0%), 포항 스틸러스(62.5%), 전남 드래곤즈(56.7%), 상주 상무(50.0%) 등 대부분 구단의 팬들은 ‘상황에 관계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응원팀 때문에 행복한 이유 1순위로 언급했다. 성남(리그 11위), 수원 삼성(7위), 포항(9위), 전남(5위), 상주(6위) 등은 모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선 중하위에 처진 팀들이다. 전남과 상주를 제외하면 모두 하위 스플릿(7~12위)에 머물렀다. 팬들은 응원팀의 성적이 좋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 행복을 느꼈다. 행복은 성적이나 성공 순이 아닌 셈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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