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 심의·확정 
폭염일수 증가·국제에너지 가격 상승·거리두기 해체 맞물려 전력수요 폭증 전망 
9.2GW 추가 예비자원·발전용 연료 여름철 물량 확보…전력수급상황실 상시 운영 
29일 서울 중구 명동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에 현재 전력 사용량과 예비 전력량이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29일 서울 중구 명동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에 현재 전력 사용량과 예비 전력량이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이 맞물려 최악의 전력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예비자원 확보와 전력수급상황실 상시 운영 등 비상대응에 나설 계획이지만, 예비전력이 2018년 이후 가장 낮아 블랙아웃(대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이 심의·확정됐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올해 여름이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돼 최대 전력수요가 91.7~95.7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91.1GW·2021년7월27일) 보다 높고, 최대 전력수요 시기는 휴가 복귀후인 8월 둘째 주가 될 전망이다.

일일 전력 공급능력은 원전 가동이 증가했으나 노후 석탄발전 폐지 및 정비 등의 영향으로 100.9GW 수준을 보여 지난해(100.7GW)와 비슷할 전망이다. 특히 예비력은 최저 5.2GW로 최근 여름철 실적 대비 가장 낮아 전력 대란이 우려된다.

전력수요는 이미 지난달 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5월은 전력수요가 연중 최저치를 보이다가 더위가 시작되는 6월부터 늘어나지만, 올해는 이른 더위로 5월부터 전력수요 증가세가 시작됐다. 때 이른 더위에 코로나19 회복세로 거리두기가 해제된 영향까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불볕 더위가 시작되는 7~8월은 역대급 폭염이 전망된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까지 겹쳐 여름철 전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실제 기상청은 올해 7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40%,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예측했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추가 예비자원은 총 9.2GW다. 해당 자원은 평상시에는 가동하지 않으나, 예비력이 일정기준 이하로 하락할 것이 예상될 때 동원된다. 자발적 수요감축·신한울 1호기 등 신규설비 시운전·발전기 출력 상향 등을 단계별로 가동해 적기에 예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연료 수급난에 대비해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용 연료의 여름철 필요물량은 이미 확보됐다. 아울러 280개 공공기관의 실내 적정온도 준수·조명 부분 소등 등 에너지 사용실태를 점검하고, 전력수급 위기시 냉방기 순차운휴 등 추가 절전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발전·송배전 설비 및 태풍 등 재난에 취약한 설비는 사전에 철저히 점검해 올여름 불시고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급상황실을 상시 운영하고, 예비력 하락이 예상될 경우 추가 예비자원을 가동하는 등 조치해 수급위기 상황을 방지할 계획이다. 

27일 서울 중구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줄지어 설치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줄지어 설치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문제는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취약계층의 에너지비용 부담이다. 정부는 지난 27일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kWh(킬로와트시)으로 확정한 바 있다. 4인가구(월 평균사용량 307kWh)의 경우 월 기준 약 1535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상된 3분기 전기요금은 본격적인 여름철부터 적용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할 전망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에 민감한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장애인·유공자·기초수급·차상위계층 등에 한해서는 요금 증가폭만큼 할인 한도를 1600원 추가 상향해 월 최대 9600원 할인할 계획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올여름철 전력수급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국민들께서 전기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비상한 각오로 전력수급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올여름 수급상황이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바, 공공기관 뿐 아니라 가정과 사업장 등 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회의 직후 신양재변전소를 방문했다. 본격적인 수급대책기간(7월4일~9월8일)에 들어가기 전 유관기관들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변전설비 운영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박 차관은 "신양재변전소 등 송변전설비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핵심설비인만큼, 본격적인 여름철 수급대책기간 이전 철저히 점검해 불시고장으로 인한 전력공급 차질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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