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산업군 대비 늦은 시작…‘환경’ 부분 가장 취약
일상 속 탄소 절감부터 친환경 건축 등 대응 확대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전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크게 대두되는 가운데 게임업계에도 ESG 경영이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통상 게임 등 소프트웨어 공급을 주된 업으로 삼는 게임사들은 ESG 경영과 무관하다고 여겨졌으며 게임업계 내부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게임업계에도 ESG 경영은 필수라는 인식이 내·외부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2025년까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반드시 ESG 정보를 공시해야 하고 2030년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되기 때문에 게임사들도 본격적인 ESG 경영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재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이 ESG 위원회 설치,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등 ESG 경영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비교적 늦은 시작인만큼 아직 취약한 부분이 많다. 실제 국내 여러 ESG 평가에서 게임사들은 하위권에 위치하는 등 같은 ICT 업종인 통신과 IT 분야와 비교해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100대기업 ESG평가에 따르면 게임사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기록한 곳은 엔씨소프트로 B+등급이다. 이어 넷마블 B등급, 펄어비스 C등급, 카카오게임즈 C등급 등을 기록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발표에서도 엔씨는 A등급을 받았지만 넷마블 B+등급, 컴투스 B등급, 펄어비스 B 등급 등 통신과 IT 분야 기업들이 대부분 종합 A 혹은 A+ 등급을 획득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게임사들은 특히 각종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환경(E) 분야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국내 8개 게임사는 모두 환경 분야에서 D등급으로 최하 평가를 받으며 개선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평가에서도 엔씨소프트가 B+등급으로 개선된 것 외엔 모두 D등급을 받았다.
게임업계는 소프트웨어 제공을 본업으로 하는 만큼 제조업, 중공업 등과 비교해 친환경 사업 추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관련 분야 자료만 제출해도 C등급 부여하는 것을 감안하면, D등급은 깊게 생각해봐야할 문제였다.
이에 게임사들도 점차 환경 분야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가장 먼저 실천 중인 방안이 일상 속에서 시작하는 탄소절감이다. 또한 게임산업 외연이 확장됨에 따라 신사옥, 데이터센터 등 사업시설에 대한 친환경 요소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펄어비스는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사용 중인 건물에 전기자동차 충전소 20기를 설치 및 운영하는 등 저탄소 인프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자전거 주차장 공간을 확대 설치하고, 자전거 정비 공간을 마련해 자전거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임직원의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을 지원하고 있다. 과천 신사옥에도 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신사옥엔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주차구역엔 조명을 자동 소등하는 조명 디밍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컴투스는 임직원과 함께하는 ‘탄소 발자국 줄이기’,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멸종 위기 해양 동물 보호 운동 후원’ 등을 통해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컴투스 측은 “앞으로도 세계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과 지역 사회를 위한 공헌 활동 등을 다방면으로 꾸준히 전개하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 전했다.
게임업계 최초로 ESG위원회를 설치한 엔씨소프트는 환경 전담 조직을 구성해 환경경영 정책과 원칙을 수립, 친환경 경영 체계를 구축했다. 2026년 준공 예정인 신사옥은 설계 단계부터 환경과 에너지 절약을 고려한 친환경 건물로 계획하고 있다. 또 에너지 효율관리를 위한 각종 장치 및 다양한 청정 에너지원 설비를 설치하고 친환경 인증 역시 획득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2021년 ‘환경영향 최소화’를 목표로 환경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신사옥 ‘지타워’는 고효율 기자재와 친환경 저탄소 건축자재를 적용해 친환경 건축물로 인증받았다.
김재훈 기자 rlqm93@sporbiz.co.kr